민 상 이

편집국장

2월 24일에 있는 1학년 수강신청을 앞두고 학내 커뮤니티 에브라타임 새내기 게시판에는 ‘수강신청 어떻게 해요?’, ‘시간표 어떻게 짜는 거예요?’와 같은 질문들이 많이 올라온다. 인생 첫 수강신청을 앞둔 새내기들의 걱정스러운 마음이 느껴진다. 

새내기들의 질문을 보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발을 내딛을 때가 떠올랐다. 제주대학교에 합격해 예치금을 입금하고 한 달 가량 연락이 없어 학교에 제대로 등록됐는지, 혹시 예치금 입금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2월이 되자 학과 학생회에서 새내기 배움터의 참가 유무를 두고 연락이 왔다. 그간 걱정됐던 마음이 사라지고 대학생활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내기 배움터에 참가해 선배들에게 학교생활과 수강신청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선배들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지만 설명을 듣고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 한참을 수강편람을 보면서 시간표를 짰다. 수강신청 날에는 1학년들이 다같이 전산실에 모여 수강신청을 했다. 새내기 배움터에서 만난 선배들은 신입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는 학과 선배를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새내기게시판에 비슷한 질문들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없었던 때는 어쩌면 수강신청에 선배들의 도움을 받는 게 당연시됐다. 하지만 새내기의 대부분은 자신의 일은 스스로 챙겨야 하는 성인이고 시간표 짜는 일은 스스로 하기의 초입과 다름없다. 더 이상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알려줄 담임선생님도 안 계시고 모든 것을 선배가 알려줄 수 있지 않다. 수강신청을 하는 방법을 모르면 스스로 찾아보고 수강편람이 이해가 안 되면 검색해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수강편람이 달라졌기 때문에 재학생들이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 

수강신청을 넘어서 앞으로의 대학생활도 마찬가지다. 올해도 홈페이지 공지를 보지 않아 평소보다 빨리 진행됐던 학생생활관 입주 기간을 놓친 학생이 있었다. 공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학생생활관 합격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폐결핵 진단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불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졸업을 하려 하니 필수 교양을 듣지 못해 5학년을 하는 학생도, 졸업을 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새내기들이 고등학교와 같이 항상 누군가가 보살펴주던 울타리에서 벗어나 대학이라는 장소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만큼 가치관과 행동이 한 뼘 더 자란 학생이 됐으면 한다. 물론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모든 일을 해결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의 인생의 주체는 나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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