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한지 한달도 안 지났지만 교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3월 14일, 몇몇 학생들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으므로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렸다. 교내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확진자가 어떤 수업을 듣는지,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를 이야기하며 확진자의 신상 캐기에 나섰다.
확진자에 대한 억측과 악의 가득한 험담이 이어지자 경상대학 학생회장은 에브리타임 및 인스타그램에 관련 공지를 올렸고 확진자 학우에 대한 추측이나 비방을 삼가했으면 하는 당부를 남겼다. 경상대학 학생회장이 나서 학교와 연락을 시도하고 상황을 정리하자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완치와 자가격리 대상자를 응원하는 한편 확진자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내기도 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왔다는 이유다.
논란이 커지자 확진자 학생은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을 통해 자신의 동선과 증상을 알렸다. 또한, 자가격리 등의 직접적인 피해를 본 사람들과 불안해 하는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평소 비염이 심한 편이었기에 두통을 앓고 있었다. 그러기에 코로나19의 증상이라고 의심하지 못했다고 한다. 증상이 심해진 이후로부터 외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월요일 등교하기 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감염경로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실무근인 이야기들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학생에 대한 비방과 억측은 선을 넘고 있다.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확진자가 코인노래방을 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진된 학생은 평소 자주 놀러다니는 편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그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부터 사람이 많은 도서관이나 대중교통은 이용하지 않았다.
자가격리 중인 한 학생은 확진자 학생이 조금만 조심했으면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을 거라며 도를 넘은 비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코로나19는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른다. 그 누구도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싶지 않았고 자가격리를 원치 않는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만큼 서로 조심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보다 무서운 점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 학생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