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예절, 매너학

  세계는 이제 1일 생활권이다. 잦은 만남과 빈번한 교류는 각 국가의 정책에 관광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순위를 부여시킨다. 각 국가들은 이미 오래 전에 더 좋은 이미지와 높은 위상을 위해 관광발전 목표지점을 정해놓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도달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각 나라 특성을 고려한 국제매너는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 조상들도 예로부터 극진한 손님대접이 생활화되어 있었다. 옛 조상이 이뤄 놓은 올바른 예의범절과 함께 타국인을 배려하는 국제매너를 갖추는 것은 이 시대의 필수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매너의 의의 매너(manners)란, 원래 Manuarius라는 라틴어에서 생겨났다. 이는 Manus와 Aarius의 복합어로 Manus는 손이라는 뜻과 사람의 행동, 습관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Aarius는 방법, 방식을 의미한다.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매너리즘이라고 하듯이 관습적인 양식, 즉 예의라는 뜻을 가진 영어표현이 됐다. 따라서 매너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독톡한 습관, 몸가짐으로 해석되며 에티켓과는 달리 사람을 이야기할 때 매너가 좋다, 나쁘다라고 표현한다. 다시 말해 매너란 어떤 일을 할 때 바람직하고 좀 더 쾌적하고 우아하다는 감각에서 생겨난 습관의 행동방식을 의미한다. 한편 예절이란 예의와 범절의 준말로서 예의는 남의 인격을 존중하고 경애하는 정신을 말과 행동으로 나타내는 공동체의 규정이나 관계이다. 즉 서로 상대방에게 갖춰야 할 말투나 몸가짐 또는 행동을 말한다. 범절은 일상생활 모든 일의 순서나 절차를 말한다. 즉 말투나 몸가짐, 행동의 정해진 형식이다. 그러므로 예절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을 그에 합당한 형식으로 표현하는 행위이다. 결국 동양에서의 예절과 서양에서의 매너는 궁극적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의미로 나를 보호하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이미지에 의한 매너

  개개인의 이미지는 그 사람의 내면적 성격과 외형적 특징, 그리고 그 사람이 주로 활동하는 영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성격상 수수한 것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화려한 패션이나 메이크업은 어색하기만 할 뿐이며,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예의로 믿는 사람에게는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로 외출하는 것은 괴로운 경험이 된다.

  따라서 성별로, 나이별로 자신에게 맞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부담을 주지 않게 된다.

  이미지개발에 있어서는 자기자신의 계발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 환경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과거의 경험과 능력을 파악하며 직업과 주변인물들을 의식해야 한다.

  또 적극적인 사고가 자신을 계발하는 데 있어 결과를 좌우하며 이는 정신·육체적 건강관리 또는 여가활용 등의 방법으로 추진한다.

  동양의 예절, 그 속의 한국

  예(禮)의 사상은 서양보다 동양에서 일찍 발달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천 5백여 년 전에 공자는 예기(禮記)에서 “사람을 바로하는 법 가운데 예보다 필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고, 그러면서도 “사회관습상의 예의는 지켜야 하지만 그 때문에 인간 행동이 너무 번거로워지면 안될 것이다”고 해 의례나 의식은 지나침이 없도록 간소하게 하라고 했다.

  한국의 예절에 관해서는 삼국 이전의 경우 문헌부족 등으로 자료가 충분치 않으나 예학의 오랜 역사로 보아 존재했던 것은 분명하다. 중국의 영향을 일부 받은 고려시대 이후 당대의 사회문제에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해 예기를 시험과목으로 삼는 등 예의범절에 대한 발전을 거듭했다. 이후 세종대를 거쳐 성종대에 이르러서 ‘국조오례의’를 완성하게 됐고 15세기의 퇴계 율곡 선생이 ‘향약’을 완성, 이 역시 사회의 필요성에 대응하는 공동체 사회 예절의 형식이라 할 수 있다. 또 16세기를 예학시대라고 부를 만큼 한국적 사회에 맞는 예학의 성립을 보기도 했다. 이후 실학시대에도 예학(예절)은 학자가 당연히 알아야 하는 기본 덕목이 됐다.

  서구 최초의 생활예절 저서는 1503년 에라스무스의 ‘청소년들의 예절론’이다. 그로부터 2백여 년 전 우리 나라에는 ‘상정고금예문’이라 하여 실제정치와 사회제도를 포괄하는 종합적 예서가 쓰여졌는데 이는 동서양 예절의 역사를 단적으로 비교해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의 차이는 농업중심으로 서로에 대한 깊은 관심과 배려가 사회구성원들에게 일찍부터 필요했던 동양과 달리 서양은 이동이 잦은 유목문화였기 때문이다.

  예절의 기본, ‘절하기’에도 우리나라에는 남성과 여성의 절방법이 다르며 큰절, 평절, 반절의 격식과 쓰임새가 있다. 또 우리나라의 전통예절은 서구와 달리 여성의 사회생활이 어려웠던 관계로 집안에서의 가정예절(태교, 육아, 집안 건사, 어른 모시기, 제사)이 매우 발전했다.

  국제매너 키우기

  지구촌 시대의 신종예절은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대부분의 행위에 있어 예절이 필요하며 이는 국제매너의 이름으로 세계화에 따른 새로운 변화를 준다.

  널리 알려진 글로벌시대의 비즈니스 매너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악수와 명함매너 △회의매너 △서열과 소개 △예약과 팁, 연회매너 △상석과 호칭 △테이블 매너(식 전, 식 후) △채팅매너 △스포츠(볼링, 당구, 테니스, 골프, 스키장 등)매너 △교통수단에서의 매너 △공연장에서의 매너 △음주와 흡연매너 △동·이성간의 매너(레이디 퍼스트 등) △장애인에 대한 매너

  국제매너는 한국의 예절이다.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실생활에서 지켜 나가야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룰(rule)인 것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여 규칙과 에티켓을 모르는 경우는 허다하다.

  옛 조상들의 현명함을 빌어 전통예절정신의 이점을 회복하고 국제적으로 수용이 필요한 것을 점목시켜 우리현실에 맞도록 현대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만이 세계속에서 한국이 바로 설 길이며 한국인이 한국인답게 살아가는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이번 해를 맞이해 조상들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동방예의지국 Korea’를 다시금 이룩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