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신문명의 21세기가 펼쳐진다. 한 해 새로 태어나는 직업도 무수하게 많아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실업자는 끊임이 없다. 특히 4년제 대학에서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청년실업’이라는 말이 나돌아다닐 지경이다.

  이에 우리학교에서는 2001학년도 한 해 동안 대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가장 절실하게 인지해야 할 미취업 대학생들의 참여는 활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취업에 있어 자신감을 주기 위해 11월에 실시된 모의면접대회는 10여명의 학우들만이 참여해 주위를 당혹하게 했다. 이날 행사는 대학생들이 면접과 서류작성 등 취업에 있어 필요한 사항들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지만 ‘취업대란’이란 말을 전혀 실감할 수 없던 자리였다.

  이것만 보아도 학우들이 취업에 대해 극히 저조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앞서 열렸던 채용박람회는 주체 측에서 업체 선정 등에 있어 부실하게 준비해 여러 학우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채용박람회는 현장채용이 주목적이지만 현장채용자 5명 이하로 주 목적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그보다 학우들에게 제주도 채용시장의 동향에 대해 일깨워 주는 데 성공했다 할 수 있다. 취업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자리였지만 이 행사 또한 학우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같은 달 열렸던 창업경연대회는 다른 취업장려행사보다는 많은 참가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공과대학에서 열린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공과대학 학생들로 치중된 면이 엿보인다는 일부 참여자들이 있어, 인문학도의 취업문제가 부각되는 자리였다.

  고립지역의 특성상 특히 우리학교의 취업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마련하는 행사들이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 전공을 선택하기 전부터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 하고 2학년 과정을 거치며 취업을 계획하고 3학년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취업에 무관심한 학생들을 위해 많은 홍보를 하고 나서 열리는 취업장려행사는 대부분이 낮은 참여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졸업이 가까워지고 나서야 진로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청년실업’을 학교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우리학교 홈페이지에 실린 취업정보는 학우들이 취업에 대해 참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타 대학의 취업정보 페이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며 홈페이지 취업정보의 부실함을 게시판을 이용해 호소하는 학생이 나타나기에 이른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취업률은 상승했다. 이는 벤처기업 창업과 자영업으로 취업한 졸업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 자신의 출신전공분야와는 다른 업종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는 취업자가 소수라는 통계를 보면 드러나는 사실이다. 전공과는 다른 운전직을 택한 2월 졸업생 모 학우는 이와 관련해 “실제로 자영업 중 포장마차 운영과 일용직이 다수 포함돼 있음은 누구나 아는 비밀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취업의 길은 평탄하지 않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관심을 갖는 이는 드물다. 더군다나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심각한 문제로 제기됐던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닥치고 나서 고민해 결국 실업자가 되는 일이 많다.

  제주도라는 지역에서는 취직의 폭이 넓지도 않아 일찍부터 취업장려행사에 참여하는 등 취업에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2002학년도에 추가되는 취업관련행사는 많지 않다. 대졸생 취업이 대란을 겪은 2001년 한해를 돌아보며 2002학년도에는 보다 많은 학우들이 취업에 관심을 갖고 여러 행사에 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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