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떠한 사회 혹은 집단 속에 자리잡고 있는가? 흔히 사회를 살펴보면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회사, 크게는 국가, 민족 등 크고 작은 사회의 개념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며 우리는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한다. 그리고 한 개인이 구성원으로 속한 사회들은 별개의 것이 아닌, 서로 연결되고 포함되는 상호 연관성에 놓여 있다.

 흔히 1차 사회를 가정이라고 하고, 2차 사회를 학교라고 할 만큼 학교라는 사회는 한 개인이 사회 구성원 역할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곳이다. 사회 구성원이 갖춰야 할 그 사회의 규범, 이념, 문화, 전통 등을 내면화시키는 것을 ‘사회화’라 할 때 학교 교육이 지니고 있는 함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얼마 전 인터넷 신문 게시판에 올려 논란이 됐던 ‘너무나 부끄러운 교수의 참회록’은 글을 기재한 ‘부끄러운 교수’만이 아니라 일만 아라학생들과 교수, 교직원 등 ‘제주대학교 구성원’들을 심히 부끄럽게 했다. 총장후보로 거론되는 후보측에서 ‘향응’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은 진실과 거짓을 떠나 구성원들간 불신과 함께 과거 교수들만으로 이뤄지던 총장선거 폐해의 우려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총장이란 학교 전체 구성원과 그 구성원을 품은 학교 사회를 다스리는 중차대한 직책이다. 그리고 학교 사회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학교의 책임자는 물론 각 구성원이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이러한 행동은 구성원간의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본다.

 무릇 한 사회의 신뢰는 투명성과 민주성에 기해야 한다.

 얼마 전 교육부가 대학평의회, 교수회, 학생회, 직원회의 법제화 방침을 제시하고 총·학장의 선출방식을 개선하려고 한 것은 이처럼 교육현장에서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작게는 각 학교의 발전을, 크게는 한국내 상아탑의 발전을 위한 연장선에 있는 것이리라.

 따라서 대학 민주주의의 꽃은 참여자치교육의 가치에서 볼 때 참여자들이 모든 구성원이어야 옳다. 대학의 주체는 어느 한 구성원 집단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는 교수, 그 교육과 연구를 배우고 피드백하는 학생, 이러한 기능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행정을 담당하는 교직원, 이 3주체가 바로 대학의 주체인 것이다.

 실제 총장이 당선된 후 실행해나가는 공약의 실천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는 데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학생들의 등록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교직원 역시 정책을 직접적으로 실행하는 이들로 학교가 지속·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 주체적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말로만 하는 3주체는 민주주의의 확대와 발전이 아니다. 3주체 모두 각자의 주권을 가지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참여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민주주의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총장선출을 앞두고 있는 경상대, 전남대 등의 국공립 대학들은 교직원 참여와 학생 참여를 보장하며 그간 진행돼 왔던 대학 내 단절의 벽을 허물고 그 구성원들의 결속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총장선거를 둘러싼 각종 소문과 의혹은 진정 제주대가 상아탑 속의 민주주의로 가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심스럽게 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가 그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민주주의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준거로 작용하고 있다면 비약일까. 아랏골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이 피길 기대해본다. 김은주 대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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