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1학기를 마치자마자 유력 언론사에 입사한 한 선배가 내려왔다. 그 선배는 지금의 생활에 안주해 있는 우리를 꼬집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제주도에서는 보는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하라는 것이다.

 필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제주대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게 쳐놓은 경계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살고 있다. 내재화되어 있는 환경들, 평범함 속에서 험난한 다른 도전을 꺼려한다. 높은 이상을 향하기보다 현실에 안주해 편한 생활을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요즘 아무리 취업하기 힘들다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꿈이 있다면 밑바닥부터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분명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대학 학생들은 그런 도전의식이 많이 부족하고 전보다 더욱 용기가 결핍돼 있다.

 본지가 연재하고 있는 ‘나는 달린다- 제대인 인터뷰’를 읽다보면 항상 도전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는 그들의 모습에 내 자신에게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지난해 9월 제대인 인터뷰 5번째 주인공 현상민(삼성 무선사업부 책임연구원)씨는 ‘2003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에 선정된 바 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전공한 디자인을 하는 곳이 아니라 컨셉을 짜거나 홍보를 담당하는 팀에 파견됐다. 다른 사람들은 ‘좌천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많이 했다. 하지만 그는 “난 어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절대 잔머리를 굴리지 않았으며 더 좋은 기회를 찾으려고 애쓴다든지 눈치를 보는 일은 하지 않았다”며 “다양한 삶의 경험과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물 안에서 벗어날 수 있어 항상 새로운 환경을 즐겼다. 결국 많은 사람을 접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들이 바탕이 돼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컨셉을 제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젊을 때 많은 것을 보고 겪어라. 그리고 항상 즐겁고 밝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긍정적인 사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실패에 두려워하지 말고 젊은 시절 무슨 일이든 부딪혀 보라고 당부했다.

 비단 그뿐만 아니라 인터뷰에 응해줬던 모든 선배들은 청년실업을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도전정신’을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선화(제주 MBC 편성제작국/라디오제작부장)씨는 “대학시절은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절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실천에 들어가야 한다”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인생을 즐긴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너무 일찍 인생의 마지막을 걷는 것 같다. 치열하게 살아봤던 사람들만이 ‘느림’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시절에서 ‘느리다’는 인생의 마지막 답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제 4학년 2학기 취업을 앞두고 있는 많은 학생들 중 대부분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다른 이들과 차별화 돼야 한다. 평범하고 판박이 대학생이 아니라 ‘평범’이라는 울타리를 무너뜨리는 이단자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 그래서 제주뿐만 아니라 한국 어디 가서든 개척적인 제대인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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