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과대 학생회는 단과대에서 최고의 의결기구이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에 대변하는 중간자적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단과대 학생회가 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학생회를 이끌어갈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단과대 학생회 후보들은 단일후보로 출마하고 있는 추세이며 공과대의 경우 지난해 회장 후보가 나오지 않아 위원회 체제로 학생회를 이끌어 나갔다.

  이처럼 단과대학생회의 침체의 원인을 몇 가지 들자면 첫째, 학생회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을 들 수 있다.

  이는 1999년부터 시행된 학부제의 폐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부제는 정부의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폭넓은 학문을 접하고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산출해 내기 위해 시행된 것이다. 학부제에 따른 장점도 있지만 학과, 더 크게는 단과대 소속감이 줄어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는 1학년 때부터 어느 학과에 소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늘 학과 행사에 겉돌게 되기 때문이다. 김혜진(행정 3) 학생은 “학생회 행사를 할 때 1학년들의 참여가 가장 저조하다”며 “학생회 활동을 과 활동에 흥미를 느끼는 소수 학생들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둘째, 학생회를 했다고 해서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학생회장의 경우 교외적으로 총동창회에서 1년간 장학금을 주며 총학생회부회장·기획부장, 총여학생회장·부회장, 대의원의장·부의장, 동아리회장·부회장, 야간강좌부회장·부회장의 경우는 학교측에서 1년 장학금을 제공한다. 하지만 단과대 학생회는 단과대학장의 재량으로 장학금이 지불되며 대부분 회장에게만 지급된다.

  이로 인해 임기 중에 개인적인 사정이나 총학생회장, 대의원회장 등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셋째, 사회적 인식의 변화이다. 차윤석(기계공학 4)학생은 “과거에는 총학생회장, 단과대회장이라고 하면 사회에서 우대해줬다”며 “하지만 지금은 취업할 때 이력서에 대학시절 회장활동을 했음을 밝히면 노동자들을 선동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우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과대 학생회의 침체는 비단 우리대학의 문제만은 아니다. 서울여대의 경우 지난 2001년 단과대 학생회선거가 후보 미등록으로 다음해 2002년에 선거를 치렀고 한성대의 경우 지난해 4개 단과대 중 1개의 단과대만이 학생회가 세워졌다.

  단과대 학생회의 활성화 방안으로 ‘위원회’를 들 수 있다. 위원회는 과회장들이 전부 집행부에 속하게 되고 그 중 투표를 통해 위원장을 뽑는 것이다. 집행부가 각 과의 회장들이기 때문에 단과대 행사나 정보를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빨리 전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각 회장들 역시 보다 많은 정보들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자 할 것이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다.

   비록 인센티브나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라는 공동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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