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해리포터’시리즈. 여기에 해리포터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하는 헤르미온느가 꼬마집요정의 복지 향상을 위해 만든 모임이 바로 SPEW(The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Elfish Welfare)다.

  소설 설정에 따르면, 주인이 집요정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은 ‘해고’를 뜻한다. 그 때문에 대가 없이 일을 하면서 그마저도 쫓겨날세라 주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꼬마집요정들은 갖은 애를 쓴다. 이를 묵인할 수 없었던 헤르미온느는 이들을 과중한 업무에서 해방시키고 부당한 처우를 개선해 주기 위해 집회를 열고 계몽에 힘쓴다. 비록 집요정들은 헤르미온느가 자신의 일을 뺏으려 한다며 못마땅해 하지만.

  지난 주중에 ‘민노당 제주지부에서는 제주대를 찾아 학생들에게 최저 임금이 3100원으로 인상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널리 알렸다. ‘헤르미온느’를 자처한 그들은 학생들이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대로 받을 것을 당부했다.

아직도 많은 고용주가 노동법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머니 사정대로 아르바이트생에게 급료를 지불하고 있다.

  법원 근처 F편의점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주간 2500원, 야간 2900원을 지급한다.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임에도 누군가가 지르는 부러움의 탄성이 여기 컴퓨터 앞에까지 들리는 듯 하다. 왜냐하면 모 양은 시급 2500원에 야간수당 없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니까. 그것도 석 달 일했다며 3백원 올려준 거다. 모 노래방은 더 심하다. 이번달도 시급 2000원이다. 그래도 알바생의 친한 친구가 올 때면 노래 서비스를 특별히 신경 써서 주신단다.

  “왜 그것만 받고 일하냐”는 물음에 알바생 답하기를 “사장님도 많이 못 버시는데…” 최근 모 야쿠르트 CF에서 신구아저씨가 던진 멘트가 문득 떠오른다. “너나 걱정하세요~.”

  소설에 나오는 집요정들이야 줘도 안 받겠다는 급료지만, 현실의 배고픈 대학생들이 수당을 더 받아야 함에도 왜 제대로 된 급료를 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있나. 시급 2000원 받고 일하는 언니 오빠들 덕에 패스트푸드점엔 1700원받는 중·고등학생 동생들이 많다.

  다른 데서도 다 그렇게 주기 때문에 제 값 주장해서 받는 게 오히려 이례적이라는 말은 그만하자. 주는 사람이야 가능하면 적게 주고 싶은 것인데 받는 사람이 제대로 받아야겠단 얘기도 못한대서야 이야기가 되겠나. 노동법이 밥상을 차려줘도 숟가락질 제대로 못하는 요망진 친구들아, 우리는 다 헛똑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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