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살포시 덮은 낙엽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는 학생들이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알린다.

  이쯤 되면 누가 후보자로 등록 하는지, 혹시 내가 아는 누군가가 후보로 나가는지가 학생들의 사이에 관심사가 된다. 2006학년도 1년 동안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할 총학, 대의원 등의 자치기구와 각 단과대 학생회, 전공학과 학생회의 예비 대표자들이 조금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11월 2005학년도 타대학의 총학생회 후보자 등록 시 여학생들이 잇따라 후보자로 나섬으로써 대학내 ‘여성파워’의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경우 여학생의 총학생회 및 대의원 등의 선거 입후보자 비율은 아주 저조한 상태이다. 이러한 점은 개교 53년 동안 여성 총학생회 회장, 여성 대의원 의장이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이 뒷받침 해준다. 역대 각 단과대 회장 및 각 학과 회장 또한 여성 회장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 7일 마감된 2006학년도 총학, 대의원 후보자 명단을 보니 역시나 다를까 여학생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총여의 역할 또한 작아지는 현시점에서 캠퍼스는 지나친 남성주의로 여학생이 설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21대 청풍대의원회’의 홍보를 위한 ‘맏사내 축구대회’는 여학생들은 전혀 배제된 남학생들만의 행사였다고 볼 수 있으며, ‘여성의 날’을 조용히 보낸 총여 또한 여학생들의 자리를 찾아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여학생이 주체적으로 대학내에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대표자의 자리에서 학교정책 등에 참여하며 학내의 여학생의 존재에 대해 알리는 것이다. 여학생 대표자들로 이뤄진 여성언론 및 소모임을 통해 학내 여성의 입장을 학교측에 전달하는 등의 방법으로 캠퍼스에 여성바람을 일으켜 보는 것은 어떨까?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이는 여성의 부드러움이 남성의 강함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작게는 전공학과 학생회장, 크게는 총학생회장을 목표로 학내 곳곳에서 여학생 대표들의 목소리가 울려 펴지는 그날까지.

  여학생들이여 당당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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