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EX란 그룹의 “잘 부탁드립니다”란 노래가 인기다. 면접에서 떨어진 취업준비생이 심사위원에게 잘 좀 부탁드린다는 노래 가사가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법 개정으로 손 안의 교사자격을 잃고 십수년에 걸쳐 하소연하던 미발추(미발령교사 완전발령 추진위원회). 교원 미임용자 채용에 관한 특별법이 악전고투 끝에 통과되면서, 조만간 있을 중등임용시험에서 TO를 보장받은 이들이 세상에 던지고 싶은 말 역시 “잘 부탁드립니다.”

  미발추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이들이 잘 보일 상대는 다름아닌 제자들과 후배들이다.

  가뜩이나 공교육을 불신하는 중·고등학생들과 입시에 관심 많은 학부모들은 십수년간 자유인으로 지내다 이번 기회를 통해 특례로 부임하는 선생님을 벌써부터 꺼리는 눈치다.

  특히 미발추에서 예년과 다를 것 없는 모집 정원을 뚝 잘라 가져간 탓에 사범대학생들은 안 그래도 좁은 임용고시 문이 이젠 바늘구멍이 됐다며 냉가슴을 치고 있다.

  안타까운 미발추 사정이야 사범대 후배들이 가장 잘 알지만, 합격은 고사하고 임용 시험에 응시조차 어려워진 후배들이 동등하게 임용고시를 치르지 않는 선배들에게 빈말로라도 축하의 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

  그나마 충원율이 81%에 불과한 중등교원을 확대임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며 관련 법안이 조만간 상정될 예정이라는 데 희망을 걸어 볼 뿐이다.

  ‘미발추의 주장은 권리가 아닌 특혜’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가면서 15년 동안 교단에 서기 위해 사회 각 분야에서 부단히 노력한 것을 몰라주다니 미발추 측도 답답하단 입장이다. 그러나 자식교육만큼은 철저한 대한민국에서, 게다가 지금과 같은 취업난에 이 정도 특혜(혹은 권리)를 바란다면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검증되지 않은 선생님에게 교육을 맡겨야 하는 제자들과, 자의건 타의건 앞자리를 양보한 후배들이 교사의 자질을 문제 삼지 않도록 임용고사에 임하는 미발추 회원들은 교육의 질 향상에 앞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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