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불고있는 산학협력의 바람

  요즘 대학가에 ‘산학협력’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과 교육기관이 교육·연구활동에서의 제휴·협동을 통해 기술교육과 생산성의 향상을 기여하는 산학협력은 기업과 학교 둘 다에게 손해 없는 장사로 그야말로 ‘Win-Win’협력인 셈이다.

  이러한 산학협력의 열풍은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산학협력은 지난해 6개의 기업과 잇달아 협력을 맺으며 활발하게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 12월2일 산학협력을 맺은 ‘(주)EMLSI(박성식 사장)’는 (주)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이어 본사를 제주도로 옮긴 수도권 기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학협력을 통해 우리대학과 EMLSI는 IT-SoC분야의 맞춤형교육을 목적으로 반도체관련학과인 전자공학 및 통신공학전공과 ‘공학교육과정개편지원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반도체 설계·개발업체인 EMLSI이 제주도에 정착을 한지도 언 1년. 과연 EMLSI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이고 우리대학과 어떤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직접 찾아가 살펴보았다.

  대학과 기업 ‘ Win-Win’ 전략

  신제주 ‘제주건설공제조합’ 빌딩 3,4층에 위치하고 있는 EMLSI(Emerging Memory & Logic Solution Inc)은 입주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유독 깔끔하고 깨끗한 사무실이 눈에 띤다.

  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은 모두 6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2배가 증가한 셈이다. “갈수록 수요는 늘어나고 인력은 부족하니 그에 맞게 충원했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라는 유춘우 이사의 말을 통해 EMLSI가 1년 새에 어느 정도의 성장세를 거뒀는지를 짐작할 만하다.

  모바일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정보통신분야의 코스닥 상장기업인 EMLSI는 2000년 4월에 설립됐으며 연구개발 조직의 경우 80% 이상이 10년 이상의 경력자로서 반도체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돼 전문성을 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 현지법인인 'EMLSI'가 설립돼 있어 국내 연구소와 상호 보완 및 경쟁을 하며 향후 미주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대비하는 등 세계 속의 기업으로 뻗어나갈 준비를 마쳤다.

  지금도 계속 해서 성장해나가고 있고 이런 속도라면 그 성장세는 무한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EMLSI와 산합혁력을 맺은 우리대학으로서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가 없다.

  실제로 제주도로 본사를 옮긴 후 두 차례에 걸쳐 우리대학 학생들이 EMLSI의 신입사원으로 취업을 했으며 지난해 새로 충원된 16명의 신입사원 중 무려 10명이 제주대학교 출신 학생이다. 뿐만 아니라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기업체 겸임교수가 관련 학과 학생에게 직접 반도체와 관련된 수업을 강의하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의 장학금 지원도 5년간 이어질 계획이다. 지난해 이미 2천만원 상당의 장학금이 우리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지급됐으며 향후 5년간 총 1억원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관련 학과 학생들이 반도체 분야의 실질적인 교육을 체험함으로써 졸업 후 취업 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장실습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장실습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기업체에서 원하는 실무중심교육을 미리 익히게 되며 훗날 관련 회사에 취업했을 시 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렇듯 회사 입장에서는 반도체 분야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이득’이, 학교 입장에선 현장실습을 통해 ‘산교육’을 시킴으로써 회사에서 하는 교육을 미리 학습해 훗날 직접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 어려움이 덜하다는 ‘이득’이 있는 셈이다. 회사와 학교 양자 간에 서로 승리를 거두는 ‘Win-Win’ 시스템이라 일컬어도 별 무리는 아니다.

  차세대 모바일 시장의 선두주자 EMLSI

  EMLSI에서 제작하는 반도체 메모리칩은 ‘개발-품질인증-생산-업무·마케팅’의 단계를 거쳐 생산되는데 ‘개발’단계에서는 설계와 공정을 하게 된다. 모든 업무가 사무실에서 진행되며 단, 생산을 할 수 있는 공장이 자체적으로 없어 외주처에다 생산을 맡기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워낙에 정교하고 세분화된 기술을 요구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생산만 담당하는 외주업체가 있으며 그에 대한 대비로 회사에서는 전문분야 엔지니어들이 시시때때 설계에서부터 공정까지 관심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제품이 나온 후 테스트를 시작으로 조건에 알맞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각 엔지니어들이 담당하고 있다.

  2004년에 EMLSI에 입사한 영업마케팅 그룹의 김기홍(통신공학 96학번) 동문은 “새로운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1년 반 정도가 걸린다”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사업에 있어 마케팅은 미리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고 홈페이지에 신규개발된 제품의 정량화된 수치를 올리며 물건을 필요로 하는 고객과 연락을 취하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부서의 일들처럼 창조하는 업무는 아니지만 회사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분야라 자부심을 여기고 있고 세계 각국의 고객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기가 노력한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며 “열심히 일 할 각오가 있다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입사해 큰 경험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말했다.

  같은 연도에 입사한 설계그룹에서 레이아웃을 담당하는 김완선(전자공학 99학번) 동문 역시 “산학협력 그 자체로 후배들이 EMLSI와 같은 회사에 입사할 기회를 얻은 것”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말고 많은 준비를 해 같은 회사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대폰용 저전력 SRAM을 개발한 이래 Mobile Set업체로부터 기술력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연이어 다양한 신규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며 차세대 모바일 시장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EMLSI.

  유춘우 이사는 “올해 제주대학과 연계해 공학교육과정개편지원사업을 크게 추진할 것”이라며 “이 사업의 성공으로 인해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큰 목표”라고 말했다.

  기업과 대학, 대학과 기업. 서로를 이롭게 하고 둘이 합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공생관계’인 EMLSI과 우리대학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 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주)EMLSI의 공식 C l. E를 감싸고 있는 직사각형은 작게는 반도체 칩, 크게는 반도체 세계를 의미하며, ‘E’를 직사각형의 중앙 상부에 위치시킴으로써 반도체 분야에서 TOP을 목표로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회사전경

신제주 ‘제주건설공제조합’ 3,4층에 위치한 EMLSI. 이주한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깔끔하고 깨끗하다. 주황색 CI가 눈에 띤다.


  업무

 영업마케팅 부서에서는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고 세계 각국의 고객들과 거래를 한다.

 

  신입사원교육

 지난해 12월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설계

 설계 단계 중 하나인 ‘레이아웃’ 손으로 일일이 작업하는 단계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생산

 

 

 

 

  EMLSI에서는 생산부문을 외주업체에 맡긴다.한국과 중국 각지에 외주업체를 두었으며 반도체 제품 생산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이들 업체에서는 주문에 따라 제품을 생산한다. 이러한 과정을 검토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전문 엔지니어가 담당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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