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새해가 밝았다. 즉,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행성들이 원심운동과 구심운동을 순조롭게 해 지구가 아무 탈 없이 태양을 한 바퀴 더 돌았다. 이것은 엄연한 우주의 질서이자 원리다.

  우리는 우주원리의 하나인 새해맞이를 전후하여 크든 작든 언제나 몇 가지 화두를 생각하게 된다. 새해에도 우리 제주도의 화두는 국제화와 지역화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 아시다시피, 국제화는 한 지역에 얽매인 사고방식, 생활양식, 언어 등에서 벗어나 세계의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서로의 것을 공유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다시 말해 국제화는 자신의 지역에서 벗어나 전 세계로 향하려는 원심력이 지배하는 원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제주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의 통과(2002년)와 함께 국제화가 하나의 아젠다가 된 지 오래됐다. 그러나 제주도의 국제화는 아직도 저 멀리에 있는 것 같다. 참된 국제화는 마음을 활짝 열고 영어를 비롯해, 인접하고 있는 국가들의 언어인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외국어를 습득하는데서 시작된다. 특히 전 세계 지식과 정보의 80% 정도가 영어로 통용되고 있다니 세계를 알기 위해선 영어 습득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한 인터넷이 매개하는 정보의 양도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컴퓨터의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인터넷상의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적어도 얼마간의 IT 기술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제 또 하나의 화두가 될 지역화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먼저 제주도에 있어서의 지역화는 특히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세계평화의 섬 지정(2005년 1월)과 제주도행정체제개편법안의 통과(2005년 12월) 등으로 해서 더욱 그렇다. 이제 우리는 우리 힘으로 제주도라는 우리 지역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게 됐다.

  그간 제주도의 발전과 관련해 많은 얘기가 있어왔고, 특히 관광, 친환경산업, 아열대생물, 의료서비스, 교육서비스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제주도만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존하고, 또한 찾아내어 그것을 발전시키면서 세계에 알리는 일이 지역화의 요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제주도의 청정함(purity)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비교적 비중이 큰 1차 산업은 그것이 농업이든, 축산업이든, 아니면 수산업이든 친환경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3차 산업에의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하여 우리는 IT, BT, ET, NT등의 청정첨단산업과 제주도의 바람, 태양, 바다 등을 이용하는 청정에너지 생산의 확충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제주도의 전통문화, 전통식품, 뛰어난 경관 등도 보존하고 발굴해 그것을 세계인이 알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문제 쪽으로 힘이 향한다는 점에서 지역화는 구심운동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원심운동이 있다는 것은 동시에 구심운동이 있다는 것을 뜻하는 일이므로, 국제화와 지역화도 한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힌다. 다시 말해 국제화와 지방화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개방성(openness)이라고 본다. 제주도와 세계 사이에 조금이라도 장벽이 있다면 그것을 완전히 걷어 내 제주도는 자유롭게 세계로, 세계 또한 자유롭게 제주도로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쪼록 국제화와 지역화라는 두 바퀴로 앞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 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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