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 재료를 분류할 때 매립시의 환경 친화성만을 생각 하는 것 보다는 생산, 폐기시의 환경오염을 종합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종이의 원료는 베어진 나무에서 나오기 때문에 석유에서 나오는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이지 않다. 또한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인쇄를 위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페인트와 에너지가 사용되어져야 한다. “생활 속의 고분자”(윤진산·진인주저)의 자료에 의하면 같은 용량의 포장백을 만들기 위해 종이는 플라스틱 보다 58배 무게의 원재료, 12배의 용수가 사용되어야 하고 에너지도 10% 정도 더 들어간다. 제조 시에는 종이가 고형폐기물은 4배, 대기 오염물은 1.8배, 수질 오염물은 5.5배 가량 더 많이 발생시킨다. 사용 후 폐기 시에도 3배 가량 더 무겁고 2배 부피의 쓰레기를 유발한다. 같은 수의 쇼핑백을 소각시키려 하면 종이가 플라스틱보다 5배의 이산화탄소, 산성비를 유발하는 NOx를 11.9배, SOx를 3.6배 발생시키게 된다.
이제까지의 우리가 가졌던 종이에 대한 친환경적 이미지와는 다른 사실이다. 다른 대안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필요성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종이와 같이 생분해성 플라스틱도 당연히 분해되지는 않는다. 역시 적당한 습도와 필요한 미생물과 공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립장에서 분해되는 조건을 갖추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 기존의 플라스틱 보다는 낫지만 자연적으로 분해된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기존의 플라스틱보다 물리적 성질이 떨어지고 경제성이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욱 사용에 제한이 많아진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현재의 편리하고 풍부한 생활을 포기하고 과거의 생활로 돌아가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편리한 소비 생활을 계속하면서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려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의 방법인 종이나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높이는 길 밖에는 없다.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제주대 구성원이 청정과 친환경을 외부에는 근엄하게 강조하지만 제주대 내의 재활용 실태는 낙제점이라고 생각한다. 구성원에 대한 재활용 교육이 되어 있지 않아 재활용에 관한 인식이 매우 저조해 쓰레기의 재활용 비율이 굉장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학교 당국의 편리한 재활용 수집함 등의 재활용시설에 대한 무관심이 재활용률을 낮추는 요인이기도 하다.
거창한 환경이론이나 환경오염의 비난보다는 쓰레기를 분류해 재활용함에 버리는 일이 환경 보존의 첫걸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