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중순에 미국 해양학회에 참가하기 위해 하와이를 방문하였다.

  하와이제도는 하와이 섬, 마우이 섬, 오아후 섬, 카우아이 섬 등 주요한 8개의 섬과 100여 개가 넘는 작은 섬들이 600km에 걸쳐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형성되어 있다.

  2년 전 처음 갔을 때는 오아후 섬만 둘러 보았고, 이번에는 다른 목적으로 하와이 섬도 방문하였다.

  오아후 섬은 세 번째로 큰 섬으로서 전 인구의 80%가 거주하고 있고 주도(州都)인 호놀루루가 있다. 또 세계적인 관광지인 와이키키 해변은 대부분의 관광객이 머무는 곳이다.

  오아후 섬은 제주도의 80% 크기지만 인구는 90만이 넘고 연간 관광객도 2005년도 기준으로 740만 명이 넘는 아주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반면 하와이 섬은 나머지 섬들을 합친 크기의 두 배라고 하니 제주도의 6배 정도로 큰 섬이다. 하와이제도는 여러 면에서 제주도와 닮은 점이 많아 개발 모델로서 우리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라고 생각된다. 오죽하면 제주도를 ’Korean Hawaii‘ 라고 하지 않던가.

  그 중에서도 하와이 섬은 공항에 내리자 마자 보이는 것이 제주 해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검은 현무암들이라 아주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번에 하와이 섬을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이 섬에서 현재 양식하고 있는 기능성 미세조류의 생산 시설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사전에 접촉을 시도하였지만 기업 비밀 때문인지 허가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작정 가 보기로 하고 접근하였는데, 의외로 공항 옆 광활한 평지에 ‘Natural Energy Lab’ 즉 ‘자연 에너지 단지’내에 있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일종의 해양 산업 단지를 조성하여 외국의 자본을 유치하고 많은 양식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제주도의 254km에 이르는 해안선에 빽빽이 늘어 서 있는 양식장에 비하면 보잘 것 없겠지만, 하와이 섬의 충분한 태양광과 따뜻한 수온 그리고 깨끗한 해수를 이용한 미세조류의 양식 시설은 가히 압권이었다.

  10만평 규모의 대지에 펼쳐 놓은 시설에서 기능성 미세조류를 키워서 제품을 만들어 건강식품으로 시판하고, 일부는 화장품 색소로도 개발하여 생산해 내고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미세조류 건강 식품으로는 크로렐라, 스피루리나 등이 개발되어 있는데 항산화효과, 항암효과 등이 있어 비타민 처럼 복용하고 있다.

  하와이 섬을 보기 전까지는 제주도도 양질의 기능성 미세조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청정해역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해양의 여러 징후들을 보면 우리 제주 해안도 남해나 서해 연안역처럼 오염이 가중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그동안 제주도는 하와이의 관광개발, 지하수개발 등에서 많은 것을 응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하와이의 해양 보전 노력에 대하여는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연중 몇 백만명이 들끓는 오아후 섬이나 천혜의 조건을 갖춘 하와이 섬 어디를 가도 깨끗한 해안을 유지하며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은 철저히 통제되는데, 그런 제도를 따르며 지키는 그들의 시민 정신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제주도 해안에도 현재 많은 지역이 천연보호구역, 생물권보전지역, 해양보호구역 등의 제도로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발사업자나 시민들의 반응은 전혀 그런 것 상관없이 내 집 앞마당에 들고 나들듯 하며 여러 형태로 훼손시키고 있다.

  앞으로 생물권 보전지역,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 바뀌어 제주도의 바다는 우리가 지켜내겠다는 시민 의식이 선행되어야만 깨끗이 보전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하와이는 제주도 해양 보전의 모델로써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할 곳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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