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는 인력은 넘쳐나는데 취업할 곳은 턱없이 부족하여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졸업후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시절이 된지도 오래다.

  특히 4학년이 되면 취업이 목전에 다가온 탓에 특별히 준비를 해오지 않은 학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채용기관이 TOEIC이나 TOFEL 등 공인 영어능역시험 점수를 요구하고 자격이나 면허 소지자를 우대하다 보니 상당수의 학생들이 단기간에 목적을 달성하려고 학교 밖의 사설학원을 찾는 사례를 종종 본다.

  일부 학생들은 4학년 방학부터 시작해서 아예 서울로 올라가 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은 4학년 1학기면 거의 채울 수 있고 부족한 학점은 4학년 2학기에 사이버 강의로 충당할 수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대학은 졸업장 따기 위해서 다니고 정작 취업에 필요한 지식은 사설학원에서 배우는 비정상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대학의 교육도 과거 상아탑이라 부르던 시절의 학문만을 추구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취업에 필요한 보다 실질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고 우리대학에도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인력양성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NURI)’과 '두뇌한국21사업(BK21)'이다. 또한 일부 학과에서는 한국과학재단이나 공기업체가 지원하는 연구과제 형식을 통하여 특정분야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거의 공통적으로 외부의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TOEIC 강좌를 실시하고 있으며 시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려금을 지급하기기도 한다. 또 어느 정도의 어학능력을 갖추고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해외의 대학에 6개월 내지 1년간의 연수기회도 제공한다.

  일부 사업에서는 특정분야의 자격·면허시험 준비를 위한 단기간의 집중적인 강좌를 운영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우리 대학은 외국의 여러 대학과 학생교류 협약을 체결하여 우리대학 등록금으로 외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취득한 학점은 우리대학의 졸업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취업의 기회를 넓히는 한 가지 방편이다.

  요즘은 많은 교수들이 이런 저런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학원생 연구조원으로 참여하면 적지 않은 연구수당과 등록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하는 경우 정부출연연구소와 학연협약을 통하여 해당되는 연구소에서 일을 하면서(월급은 물론) 대학원과정을 마칠 수도 있다. 우리대학이 이러한 여러 가지 유형의 유익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그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생각이 종종 든다.

  가령 방학기간에 운영하는 TOEIC 강좌나 자격·면허시험 단기 강좌만 보더라도 끝까지 수강하는 학생수가 초빙한 강사에게 부끄러울 정도로 적은 경우가 허다하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강좌를 개설하였음에도 호응도가 낮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우리대학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면 굳이 사설학원을 찾지 않고도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러한 인력양성 기회를 적극 활용한다면 취업의 문은 예상외로 쉽게 열릴 것이다.

  설령 졸업후 곧 바로 취업이 안 되는 경우에도 학교 다닐 때는 잘 가지도 않던 학교 도서관을 오가며 기약 없이 취업 재수 삼수하는 것보다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위를 마치고 새로운 기회를 노리는 편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로 수년 전에 있었던 A라는 학생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 글을 끝맺고자 한다. A군은 육지부에서 우리대학으로 유학을 왔으며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었다.

  그가 갓 2학년이 되고나서 첫 강의시간에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우리대학과 일본 어느 대학간의 학생교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언급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또 건성으로 들었겠지 하고 잊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A군이 3학년을 마치고 일본의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1년간 유학을 간다고 찾아왔었다. 유학준비를 위하여 A군은 그동안 독학으로 일본어 공부를 한 것이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1년간의 교환학생을 마치고 귀국하여 곧바로 졸업을 하였고, 대전의 어느 연구소에서 일을 하면서 학연 석사과정을 마쳤다.

  병력을 필하지 않았던 그는 병력을 대체하는 유수한 방위산업체 근무를 지원하였고, 명문대학 졸업생들과의 어려운 경쟁을 뚫고 원하던 업체에 취업을 하였다.

  현재 그는 좋은 연봉을 받으면서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일본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보낸 경력이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단다.

  A군은 우리대학의 외국대학과의 학생교류 프로그램과 학연 석사과정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목적을 달성한 케이스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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