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보(산업응용경제학과) 교수

제주대학교는 오는 5월 27일 개교 54주년을 맞는다.

우리 대학은 1952년 5월 27일 4개 학과의 도립초급대학으로 문을 연 후 1955년 4년제의 도립제주대학, 1962년 국립대학, 1982년 4년제 종합대학으로 승격하였고, 현재 재학생 1만 1천여명, 졸업생 4만 6000명을 배출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그렇지만 국립대학의 법인화, 대학간의 치열한 경쟁, 충분치 못한 교육·연구 시설 등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대내외적인 환경은 결코 녹녹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제주대학교는 올 7월 1일부터 새롭게 탄생하는 제주특별자치도 항해에 있어 어떠한 형태로든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 있다.

그런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 4월 11일 발표한 2006년 국가경쟁력이 2005년 29위에서 9계단이 떨어져 61개국가중 38위로 떨어졌고, 그 원인은 기업효율성과 정부효율성, 그리고 대학교육의 경쟁력 약화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사회요구에 부합하는 정도로 측정하고 있는데, 2003년 28위(전체 30개국 중), 2004년 59위(전체 61개국), 2005년 52위(전체 61개국), 2006년 50위 등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어 지표의 대표성을 떠나 심각한 문제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이제는 대학도 ‘좋은 인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뽑은 이들을 키우는 경쟁’으로의 전환과 함께, 기업의 수요와 연계한 ‘맞춤형 인재(인력) 양성’이 중요한 과제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대학이 지금까지는 공급 중심의 상아탑 내에서의 교육이라면, 지금부터는 수요자(학생, 기업) 중심의 사회의 요구에 맞는 인재 양성의 주체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우리대학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NURI)인 아열대생물산업 및 친환경농업 생명산업 인력양성사업단, 제주문화콘텐츠산업 전문인력양성 사업단 등 5개가 선정(전국 2위)되어 혁신을 준비중이다.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수요에 맞춘 과감한 커리큘럼 개정, 내실있는 강의 및 연구, 학생들의 성실한 수강, 효율적인 행·재정적 시스템 구축을 포함한 내부적인 과감한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자체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수, 교직원, 학생 등 구성원 모두간의 진지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서 비전과 발전전략을 세우는 협치(Governance)의 과정이 중요하지, 통치(Government)가 요구되지는 않는다.

의사결정 과정이 다소 힘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이러한 협치의 과정이 생략된다면 구성원들간의 컨센서스가 부족해 중장기적인 입장에서 보면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어려운 논의 과정을 거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실천하려는 대승적 차원의 도전정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통령도 ‘일자리는 개인에게는 행복의 조건이며, 총체적으로 국민의 직업능력, 창조의 능력은 국가 경쟁력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강조한 바가 있다.

행복한 졸업생을 배출하고, 단순히 지방 대학으로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배가 시키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들 모두가 역할분담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시점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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