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석·김정기 총장간의 ‘논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고충석 제주대 총장이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특별도지사 후보 공개질의서에서 제주교대와의 통합 문제를 거론해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번 논쟁의 시작은 한라일보 5월15일자 김정기 제주교대 총장의 특별기고와 이에 대한 답변인 한라일보 5월19일자 고충석 총장의 특별기고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고

충석 총장은 특별기고에서 “대학의 구조개혁 없이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국립대학 통합에 앞장 선 대학들은 이미 정부로부터 200억원이라는 엄청난 재정지원과 교수충원·시설·실험기자재 등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받아 경쟁력 확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며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역량강화와 통합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밝히면서 제주대와 제주교대간의 통합 논쟁이 시작됐다.

한라일보 기고 공방에 대한 대략은 다음과 같다.

김 총장은 기고를 통해 “학자·전문가의 모임에 4·3을 전공하시는 제주대 교수가 한 분도 없습니다. 올해 ‘4·3과 국제제노사이드’에서도 학술논문의 발표자 면면은 육지에서 오신 분들의 독무대였다”고 밝히며 “제주대학교가 해방 이후 이 섬에서 유일한 ‘세계적 4·3’을 외면 아니 경시하는 이 역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육지 논단의 총아들이 의아해하는 제주대의 4·3전문가의 부재는 뜻있는 도민들에게 절망이자 동시에 희망”이라며 “4·3의 사회화를 위하여 목숨 걸고 치열하게 작업해 온 개인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그 당시 한발 비켜 서있던 제주대가 이제는 4·3 국제화의 선두에 포진해야 할 책무를 떠안아야 하지 않을까요. 연구와 홍보의 센터는 제주대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고충석 총장은 “4·3을 전공하시는 제주대 교수가 한 분도 없다는 총장님의 지적, 고마운 말씀”이라며 “제주대가 이제는 4·3 국제화의 선두에 포진해야할 책무를 떠안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제언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대학교가 해방 이후 이 섬에서 유일한 ‘세계적 4·3’을 외면 아니 경시하는…에 대해서는 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4·3’이라는 말도 꺼내기 껄끄러웠던 시절부터 4·3의 사회화를 위하여 활약한 많은 분들 중에는, 우리학교 교수님이나 동문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습니다. 4·3이 ‘제도권 내’라는 수면 위로 부상하기까지, 그분들이 끼친 공적을 폄하시키거나 왜곡해서는 정말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총장님이 제기한 화두보다 그 뒤에 숨어있는 뜻입니다. ‘4·3의 연구와 홍보의 센터는 제주대여야 한다’는 총장님의 질책은 제주지역사회 모든 역량의 결집에 제주대가 앞장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채찍이자, 적극 도와주겠다는 격려라고 생각한다”며 “제주지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지역역량의 통합입니다. 인구나 경제규모 등 모든 점에서 전국의 1%에 불과한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1% 만이라도 굳게 단합함으로써 열배 백배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밖에 없다”고 제주대와 제주교대간의 통합문제를 거론했다.

제주대 구성원들은 이번 한라일보 공방과 제주대와 제주교대간의 통합 논쟁을 지켜보며 이는 구성원 모두 대화함으로써 함께 풀어나가야 할 중대한 사안임을 모두 알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김 총장이 제기한 ‘4·3전공 교수 부재’와 관련해 고 총장이 답변을 통해 ‘제주대와 제주교대 통합문제’로 전환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필자도 제주대와 제주교대간 통합문제가 사회적 이슈이며 적극적으로 논의되기를 바라지만 4·3 문제를 제주대와 교대간의 통합에 결부시켜 넘어간다면 거점 국립대 총장으로서 걸맞지 않은 태도라고 본다.

‘4·3전공 교수 부재’ 문제야 통합 이전에 거점대학으로서 제주대가 해결해야 할 과제였으며 현재진행형인 사안이기 때문이다.

4·3과 같은 지역 중대 현안을 거점 국립대에서 전문적으로 다루고 해결해 나간다면 이것이야 말로 제주대를 국제화 세계화 시키는 길이라고 본다.

결국 이번 논쟁의 끝에는 고 총장과 제주대 전 구성원이 힘을 모아 토론하며, 4·3과 제주교대 통합 논쟁을 함께 잘 이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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