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에는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이 있다. 그들은 서로 많은 대화를 하며 화목한 가정을 꾸려 나간다. 부모님은 부모로서 자식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자식들은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고민을 인생의 선배격인 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서로에 대한 존재감과 사랑을 느낀다. 이를 위해 가족들은 서로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거리감을 없앤다. 이러한 가정이 가장 이상적인 가정이다.
한 가정. 그렇다면 우리대학은 어떠한 가정일까?
우리의 가정은 조용하기만 하다. 부모는 부모의 일에만 빠져 있고, 자식은 자식들끼리만 얘기를 할 뿐 부모와 자식간에는 아무 대화가 없다.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들은 서로에게 관심조차 없는 듯 싶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 가정의 모습일까?
대학에서는 교수와 학생간에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와 학생에 대한 상담지원 및 대학생활 교육 강화를 위해 지도교수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도교수제는 교수과 학우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존재 이유를 상실했으며, 보이기 위한 형식적인 것으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가 없는 가정.
그들 사이에는 왜 대화라는 단어가 없는 것인가.
그들 사이에는 큰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거리감이 그 중 하나이다.
딱딱하고 강하게만 보이는 교수에게 학우들은 다가가기가 힘들다. 교수에게 어떤 말을 건내야 하는지, 자신이 건낸 말에 답변을 해 줄는지, 단지 훈계와 같은 답변만 듣는 것은 아닌지 학우들의 뇌리에는 교수에게 말을 건내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두려움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교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학우들과 얘기를 하고 싶으나 학우들이 먼저 자신들을 피하며 대화를 꺼려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교수들은 학우들이 먼저 말을 건내기를 기다린다. 교수 역시 학우들에게 말을 건내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하나의 권위의식일까?
이렇게 서로에 대한 벽과 두려움으로 인해 그들 사이의 대화는 단절되어가고 있다.
옛날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리듯이 대학 내 구성원들이 화목하게 지낼 때 대학은 발전 할 것이며, 각 개인들의 대학 생활은 활기차게 변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한 발치씩 다가가는 것은 어떨까?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고 다가설 때 제주대학이라는 하나의 가정은 제대로된 화목한 가정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