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즈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당연히 미술 관련 분야로 나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털털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미술전공 선택 계기를 말하는 그녀는 제주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부지현씨이다. 예전에 피아노 학원으로 운영되었던 건물 한 층을 개조한 작업실에서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그녀는 “이제까지 본 행사 중에서 관람객이 가     부지현 (미술학과 2002년 졸) 장  많았고, 그림의 70%이상이 판매가 될 정도로 성황리에 끝났다”며 아시아프 행사분위기를 설명했다. 심지어 “사람들이 너무 많아 관람객들이 여유 있게 그림을 볼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아프에서 그녀의 작품 ‘休-Ⅰ’은 이전에 부지현씨가 열었던 개인전들과 주제가 연결되어 있다. 특히 그녀가 출품한 작품에 커다란 집어등이 사용되어 눈길을 끌었다.

부씨는 “이번 작품은 배의 집어등 이미지를 확대해 만들어 낸 것”이라며 “이전에 개인전에서는 바다에 떠 있는 오징어 배의 모습을 판화로 나타냈으나 이번에는 집어등 자체를 판화로 사용했고 종이가 아닌 다른 매체에 판화를 찍은 느낌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이 작품을 통해 입체적인 판화의 개념이 도입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 ‘休-Ⅰ’에 사용된 집어등은 폐집어등으로 이 집어등은 폐기처분 됨과 동시에 전혀 다른 용도로 재창조되고 있다는 양면적인 의미를 갖는다. 또한 작품에는 밑에 줄지어 있는 거울이 있다. 이는 똑같은 이미지지만 허상의 공간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제주도 저녁바다는 오징어잡이 배 불빛으로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지는데 이를 바라보는 이들에겐 행복과 미소를 자아내지만 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불빛이 굉장히 밝고 뜨거움을 주는 고통의 물건”이라며 “즉 오징어배의 불빛처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의 달라짐을 나는 ‘休-Ⅰ’작품에서 거울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녀는 “그림자효과에도 신경을 써서 등이 바람에 흔들리는 느낌을 통해 날씨와 시간을 표현하려했다”며 “공간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보여지도록 신경썼다”고 작품에 관한 설명을 했다.

미술활동의 매력을 묻자 그녀는 웃음을 지으며 예전에 원로화가가 해주셨던 말이라며 “화가는 세상을 남들과는 다르게 보는 눈을 가졌다는 것이 큰 장점이자 매력인 것 같다”고 답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꿈을 묻자 부지현 씨는 “앞으로 작업 활동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며 또다시 털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규정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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