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금융기관의 공채를 시작으로 하반기 취업시장에서 공개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늘 그렇듯이 취업시즌만 되면 어깨가 축 늘어진 졸업반 학생들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가져다 준다. 취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제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많은 교수님들이 애쓰시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지만 공인된 영어 성적 등의 미비로 인해 기회를 놓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제3창학의 핵심요소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취업률 항상을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대학 차원에서 먼저 현재의 학생들을 경쟁력을 갖춘 고급인재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교육목표와 비전과 실천전략이 필요하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장소냐 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지만 취업우선이라는 현실적인 면을 도외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금년 12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대학정보공시제는 대학이 보유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정보공개 청구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제도로서 2008년 4월 1일 기준 전국 대학의 취업률을 포함한 13개 항목 56개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공시하는 것이다. 공시내용 중에서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관심의 대상은 대학과 학과의 취업률 지표일 것이다. 공시제도와 더불어 대학경쟁력과 국책사업의 지표로서 대학의 취업률을 중요시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대학마다 취업률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과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경우 취업시장이 협소하다는 지역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 우리 대학교의 취업률 저하의 요인이라 할 수 있지만 우리 대학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냈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직업능력개발원의 운영과 취업동아리 지원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취업을 지원하고 있는 긍정적인 요인을 배가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심도있게 전공분야의 실력을 쌓았다 해도 취업현장에서의 첫 번째 관문은 외국어 특히 영어실력이다. 영어가 일정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는 공개채용시장에 원서접수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이점은 학과의 문제라기 보다는 대학의 정책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의 외국어 특히 영어 실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별반 나아지는 것 같지가 않아 보인다. 아무리 전공분야에서 많은 실력을 쌓아도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영어실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도전해 볼 용기가 나지 않게 된다.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는 학과에서 아무리 학생들에게 하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 학교차원에서 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학생들이 알아서 자율적으로 실력을 함양토록 계속 내맡겨 둔다면 외국어 실력향상은 요원할 것이다. 취업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영어는 강제적인 졸업인증제 같은 제도에 의해서라도 실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하며 새로 개편되는 교과과정에서도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대학일수록 대학의 교육이 살아나야 한다. 교육의 효과는 당장 취업률에서 나타난다. 취업률이 상승하면 우수한 인재들이 대학에 입학하게 될 것이고 연구능력의 신장과 함께 우수한 인재가 길러지는 즉 교육과 연구가 동반성장하는 시너지효과를 얻을 것이다. 교육이 죽는다면 대학의 존재이유가 부정되는 것이다.

특히 2009학년도부터는 대부분 학과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므로 학과차원의 취업률제고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학과마다 취업전담코디네이터 교수제를 도입하여 지속적인 취업지도와 기업과의 네트워크확대를 꾀하고 이를 통해 인턴십프로그램이 확산되도록 한다면 이삼년내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우리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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