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석 경영정보학 교수 ©
남들과 똑같은 생각으로 경쟁우위를 갖기는 어렵다. 남과 다른 상상력을 가지려면 지식 점프를 경험해야 한다. 지식 점프는 기존 지식과 전혀 관련 없던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개념으로 탄생하는 순간 발생한다. 망치와 못, 연필과 종이 같은 익숙한 생각의 연결이 아니라 지금까지 전혀 관계가 없던 낯선 생각이 서로 연결을 이룰 때 지식 점프가 생긴다.

아르키메데스는 그의 왕 히어론 1세로부터 왕관이 순금으로 되어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라는 명령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금관을 녹이지도 않고 순금인지 알 수 있단 말인가. 고민에 빠진 아르키메데스는 어느날 목욕탕에 갔다. 머릿속은 왕관 문제로 꽉 차 있었다. 그는 욕조에 들어가면서 몸이 물속에 잠긴 부피만큼 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보았다. 바로 그 순간 부력의 원리를 깨달았다. 왕관의 순금 여부와 목욕탕의 물에 대한 연상이 몰입의 끝 순간에 튀어 나왔다.

다이너마이트와 남성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한 통념을 깨뜨린 공로로 루이스 이그내로가 1998년에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한 여학생으로부터 왜 니트로글리세린이 심장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질문 받았다. 아무런 대답을 못한 그가 이 문제에 달려들었다.

1870년대 당시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공장 근로자 중에는 심장병을 앓는 사람도 있었다. 심장병 환자들이 다이너마이트 공장에서 일하면 병이 나았다. 의사들은 왜 다이너마이트가 심장병에 효과가 있는 이유를 몰랐지만, 다이너마이트의 원료인 니트로글리세린을 심장병 환자에게 처방했다. 이그내로는 오랜 연구 끝에 니트로글리세린에 있는 일산화질소의 작용을 알아냈다. 일산화질소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비아그라 제품이 탄생했다.

정밀 기계조립에 강했던 스위스의 시계는 1970년대에 세계 시장의 65%를 차지했다. 1979년~1982년 사이에 시장점유율이 10%로 뚝 떨어져, 6만5천명이었던 고용인원을 1만5천명으로 줄여야 했다. 일본 시계회사들이 전자기술과 플라스틱 케이스를 이용하여 값싼 전자시계를 출시했기 때문이었다.

스위스 시계회사는 새로운 방향을 잡아야 했다. 스위스 시계회사는 시계 산업을 패션 디자인으로 바꿔 정의했다. 스위스 시계회사는 부족한 패션지식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수입했다. 플라스틱 사출 기술은 덴마크 장난감 회사인 레고와 제휴를 맺어 해결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스와치였다.

애플 컴퓨터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상상력을 가진 이유를 남과 다른 경험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스티브 잡스는 대학시절 현대무용 수업을 들었다. 무용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서가 아니라 단지 여 교수를 보기 위해 수업을 신청했다.

1985년 애플 컴퓨터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는 픽사를 인수하여 최초의 3차원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무용 수업에서 배웠던 미세한 움직임과 그에 대한 감각을 비디오 제작에 적용했다. 그가 만든 토이 스토리가 3억 5천만 달러 흥행수익을 올렸다.

나트륨과 염소는 유독물질이지만 하나로 합쳐지면 점프현상이 일어나 사람에게 꼭 필요한 소금으로 바뀐다. 생각을 연결시키면 “유레카!(깨달았다)” 하고 지식 점프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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