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에서 타인을 비방하는 여러 행위를 우리는 악플, 마녀사냥, 언어폭력, 사이버 명예훼손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일상화되어 인터넷실명제와 일명 최진실법(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개정안의 가칭)의 도입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둘러싼 논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디서부터가 잘못된 것일까? 정보기술의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미래의 유비쿼터스 세상을 대비해서라도 지금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일까?

가장 최근의 2009년 11월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한 인터넷윤리 강사 인정 교육에서 한 강사는 이 문제의 원인을 가치관과 판단력이 미숙해 사이버공간을 늘 흐린다고 비방 받는 일명 ‘초딩’에게 돌렸다. 정말 과연 그런 것일까?

Daum의 뉴스 댓글 112만 건을 분석해 작성자들의 연령층을 살펴보니, 18세 이하가 전체의 약 28%를 차지하는 정도였고, 19~30세까지가 약 36%, 그 이상의 연령대가 약 35%의 비율을 나타냈다고 한다. 더불어 임수경씨 아들 사망 뉴스에 악플을 달았던 피고소인 25명 중 대다수가 30~60대의 대학교수, 대기업 및 금융기관의 간부, 자영업자, 주부였다고 한다. 물론 숨은 통계로 임수경씨 측이 어린 미성년자와 학생들을 고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인터넷 공간에서 타인을 비방하는 주체가 ‘초딩’이 아닌 바로 나를 포함한 우리 자신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나도, 우리도 별 뜻 없는 생각으로 쉽게 그 타인 비방이라는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인정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인 동시에 첫 번째 열쇠가 될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다른 대학에 앞서 2006년도 1학기부터 ‘정보윤리’교과를 교양과목으로 개설하여 선도적으로 운영 중에 있으며, 2009년 12월에는 국내 최고의 정보윤리 전문기관이라 할 수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업무협약을 공식적으로 맺고 ‘정보윤리교육 공동 교육과정’을 개설하였다. 이 공동 교육과정의 중심내용을 살피면 그동안의 역기능 중심의 교육을 탈피하여 정보기술이 갖고 있는 순기능의 올바른 이해와 순기능을 바탕으로 한 역기능 문제 해소 방안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쉬운 예로, 악플, 마녀사냥 등의 폐해를 살피고 악플을 달지 않도록 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공격적인 대응방안으로 선플을 달게 하고 칭찬 릴레이 등에 참여함으로써 바람직한 사이버 문화를 정착시켜나가자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은 이 교과목을 수강하면서 현재의 정보윤리 문제를 진단해보고, 또 그 대응 방안에 대해 같이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대학에서의 정보윤리 교육에 대한 노력 외에도, 초중등 ‘정보’ 교과의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정보윤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공교육에서 효과적인 정보윤리 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위와 같은 사회적인 노력 이외에, 우리 스스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음을 한번 생각해보자.

고래를 춤추게 하기 위해서 제대로 춤출 때까지 체벌과 질책을 할 것인가? 칭찬을 통해 춤을 추게 만들 것인가?

경쟁위주의 우리 교육환경에서 우리는, 잘한 것을 칭찬받기보다 못한 것에 대한 체벌과 질책을 통해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한 그런 교육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환경이 오늘날의 인터넷 공간에서의 타인 비방 문제에 대한 또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우리 주변에서 작은 것에도 서로를 칭찬해보도록 하자. 고래를 춤추게 할 수 있다는 칭찬을 우리 서로에게 나누도록 하자. 그저 비방하지 말자가 아닌, 서로를 칭찬하는 문화 속에서 다가올 유비쿼터스 세상은 보다 밝고 건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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