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중간고사 기간은 상당수의 학우들에게 있어 여러모로 바쁜 기간이었다. 학내의 여론이 모이는 곳, 자유 게시판. 중간고사 기간 내에 시험관련 게시물보다 총운영위 문제를 둘러싼 단과대 학생회, 총학생회 이야기가 더 많은 게시물을 차지했다. 떠들썩한 노대통령 재신임 문제만큼이나 학내의 이슈로 떠올랐던 셈이다.
총운영위를 둘러싸고 정말 많은 말이 오고갔다. 하지만 표면적인 총운영위 문제를 두고 어떤 의견과 입장을 보이던 간에 그들의 진정성은 믿고 넘어가겠다.
다시말해 총운영위를 둘러싸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는 이번 일이 집단에서 리더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는 중요한 시간을 제공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옛말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다. 이쯤 되면 이 말을 왜 하고 있는지 눈치를 챘을 터이다. 그렇다. 대표의 역할을 말하고 싶음이다. 이 배가 바닷길을 제대로 갈 수 있기 위해서는 사공들을 인도하고 함께 노를 저을 수 있도록 독려하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근간 사람들이 노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을 왜 그렇게 문제삼고, 거론하는지 그 이유는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듯, ‘한 나라의 대표가 어떻게 저럴 수 있나’하는 반응일 것이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이번 총운영위 개최에 따른 총학생회의 리더 마인드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총운영위 무산’. 공지가 뜨자마자 자유게시판은 불티나게 많은 글들이 올랐다. 이번 총운영위만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물론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사실이나 실질적으로 단과대 학생회나 자치기구에서만 논의돼 왔던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총운영위가 정족수 미달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손 치더라도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든 총학생회가 주체가 되어 회의체계를 잡아야 했다. 총학생회는 단순히 학내의 주요행사를 진행하는데 주축이 되는데 머무를 것이 아니라 각 단과대 회장단과 자치기구간의 협의를 통해, 많은 학우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일을 해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학생회는 학내에서 학우들의 의견을 대표하고 대변한다. 이런 가장 간결하고도 명확한 정의를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많은 학우들이 그들의 대표격이 되는 학생회의 의견을 뒤로하고 학생회가 ‘있든없든’식으로 여긴다면 학생회 자체의 정체성에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번일을 통해 리더의 역할을 망각하고 방치할 때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물론 한번의 실수로 이제까지 쌓아왔던 부분들을 한꺼번에 매도해 버리는 것이 아니다. 단지 리더의 잘못된 선택과 판단이 그를 뽑아준 사람들로 하여금 얼마나 큰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지를 상기시키고 싶을 뿐이다. 또 학생회가 행사를 치르기 위한 집결체의 역할로 국한돼서도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음이다.
바라건대 진정한 대표자의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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