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취업 지원체계 마련

▲ 지난 14일 총여학생회가 주최한 여성축제에서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소속직원들이 학생들과 상담하고 있다.

남성의 취업준비가 그냥 마라톤이라면 여성의 취업준비는 험난한 장애물 마라톤이다. 같은 조건이면 남성을 선호하는 취업시장 때문이다. 제주대 여대생들이 취업의 벽을 ‘거침없이 하이킥’ 할 수 있도록 취업전략본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센터장 오승은 행정학과 교수, 이하 센터)가 길을 나섰다. 지난 8월 1일 새롭게 설치된 센터를 찾아가 물어봤다.

오승은 센터장은 “아직까지는 여성이 취업시장에서 약자”라며 “여학생들이 사회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도록 특화된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센터는 여대생들이 목표 설정부터 취업, 출산 후 계획까지 체계적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김경순(취업전략본부)씨는 “특히 여성은 애써 취직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관두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은 아이를 키운 후 다시 취업을 해보려 하지만 고학력 여성일지라도 전문 직종 취업이 힘들다”고 꼬집었다.

아무리 여성이 대학에서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통해 실무능력을 쌓더라도 직장을 관둔 후 시간이 지나면 경력이 끊어져 취업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센터는 이러한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여대생들이 취업계획뿐만 아니라 ‘삶의 지도’를 체계적으로 그릴 수 있도록 컨설팅을 준비했다. 컨설팅은 오는 19일까지 참여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멘토링, 색깔 있는 만남’이라는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이 프로그램은 공무원, 교사, 금융, 항공직, 관광, 사회복지사 등 전문분야에서 활약 중인 동문이 학생들에게 일대일로 조언과 도움을 주는 것이다. 또 3~4학년 선배가 1~2학년 후배와 멘토링을 할 수도 있다.

이밖에 여대생 리더십훈련 교과목과 진로ㆍ취업상담 심리검사, 여대생 취업캠프도 마련됐다.

센터가 설치된 것은 여대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말 못할 그림자도 존재한다. 아직 여성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예산만으로는 좀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없는 것이다. 센터는 현재 ‘조건부 센터’로 지정된 상태다. 센터 시설 등 기본적인 요소를 갖추면 여성부 ‘예산지원 공모사업’에 지원할 자격이 부여된다. 원광대, 동국대, 순천대 등 19곳은 이미 공모사업에서 선정돼 연간 4000만원에서 6000만원까지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제주대 센터는 내년 공모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오 센터장은 “공모사업에서 선정되면 더 풍부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또한 “제주 여성의 강인한 이미지에 비해 여학생들이 소극적인 편”이라며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학교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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