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작하고 보라”성공은 투자한 시간에 비례

“시간은 정직합니다. 젊어서 힘들었다면 그만큼 늙어서는 웃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유난히 햇빛이 강렬한 서울의 오후. 한쪽 손을 햇빛가리개 삼아, 한국 경제의 세밀한 부분을 논의하고 연구한다는 산업연구원의 이영주(무역 86졸) 동문을 만나러 길을 재촉했다. 대학과 연구소들이 밀집된 청량리 부근, 산업 연구원은 그 중에 한 곳이었다.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문제로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는 그는 산업 연구원 연못 한가운데 벤치에서 대화하기를 청했다.
그에게 있어 대학시절은 대학에 대한 만족도가 덜한 듯 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이 유난히 공부를 잘 했습니다. 고등학교가 평가되는 기준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서울대에 51명이 진학했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했던 때였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기대치만 올라갔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적 분위기로 제주대학에 들어오게 된 그로서는 상대적인 자기 만족도에 못 미쳤던 것이다.
그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우리대학은 도약단계였다. “제가 대학을 다닐 무렵, 우리대학이 종합대학으로 승격된지 2∼3년이 되고 나서였기 때문에 외적인 정비가 제대로 안된 때였죠.” 그 당시 학번들이 실험세대라고 일컬어졌을 만큼 많은 부분들이 시도되었고 교수나 학교 분위기가 열악했다고 말한다.
그런 분위기로 학부보다는 동아리 활동을 더 열심히 했다는 그. 그에게 있어 지금까지 가장 열심히 살아왔던 때가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했던 때라고 한다.
“입시생다운 공부를 했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19시간을 공부한 적도 있었으니 말이죠” 그 당시 어학 위주의 공부를 중심으로 하면서 나름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고 말한다. 이런 자신과의 싸움을 하면서 자신에게 힘이 되었던 존재는 동아리 선배나 고등학교선배라는데. 여기에 서울에서 활동하는 선배들이 조언이 인생 설계에 한 몫했다고 덧붙인다.
지금에 와서는 1학년시절, 학업에 제대로 전념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후회로 남는다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에 대한 대가는 본인이 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죠. 인생은 그런 면에서 솔직한 것 같습니다. 시간을 얼마나 투입했느냐에 따라 그 일을 이루느냐, 못하느냐가 달렸으니 말입니다.”

그는 시간에 대한 의미를 경험에 의해 많은 부분 깨달은 듯 했다.
그가 서울에서 취업을 하기까지 지방대 출신이란 핸디캡은 항상 있었다고 한다. “자격지심이 컸습니다. 갖춰지지 못한 부분들이 많아 그만큼 공백부분이 컸던 거죠. 이를테면 어학이나 독서량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성적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양적인 측면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순간순간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때에 지방대 출신과 수도권 출신이 그 순간을 어떻게 처신하는지 그 모습에서 차이가 난다고 한다. 넓은 지역에서 대학을 다닌 사람과 한정된 지역에서, 그에 따른 한정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간의 차이랄까.
“서울은 비공식적인 관계가 크게 허용되지 않지만 제주같은 경우는 제주만의 비공식 관계가 있어서 어느 정도 통용되는 것 같다”고. 물론 서울지역에서 대학을 다닌 학생이라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대와 수도권지역 대학간의 차이가 있다면 왜 그런 차이가 있고 사람들이 왜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지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구나란 생각을 한번쯤 해 보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지방대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수도권 지역으로 진출하는 벽이 높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사원을 뽑는 선발자의 머릿속엔 지방대라는 선입견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제주지역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나중에 그 울타리가 없어지면 헤매게 될 수도 있으니 벗어날 경우를 대비해 미리미리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는 일을 할 때 어느 길로 가느냐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그 첫 번째가 일단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는 것과 선배들이나 주위 모델링이 될 수 있는 분들이 해낸 일들을 통해 어떻게 했을까란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책을 통해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방향을 설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외부자극이 상대적으로 덜한 우리대학 학생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육지로 나와서 다른 대학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지 한번쯤 보고 직접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시작하라고. 일단 시작하고 고민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에 안주하고 말고 꾸준히 준비하십시요. 특히 대학시절, 학과공부만으로 채우기보다 소양 쌓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고 독서를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대학시절을 보내며 많은 고민과 갈래길에서 나름의 길을 찾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노력했던 시간의 비례만큼 피와 땀이 섞였으리라.
지방대 출신이라면 여지없이 느껴야 했던 지방대라는 ‘굴레’가 결코 속박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갖고 있었던 자격지심임을 깨닫고부터는 이를 극복하고, 좀 더 나아지기 위해 자신을 갈고 닦았다는데.
그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자신있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가, 이영주 동문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일에 매진할 수 있게 되길 내심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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