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명수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이 순간, 답답한 사무실이 아닌 공기가 좋고 환경이 아름다운 제주대학교 내에 나 자신이 있다는 것이 무척 고마운 지금입니다. 5년 5개월 동안의 로펌 생활을 청산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온지 이제 한달 조금 지났습니다만, 제가 기대했던 그 이상의 포근함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아직까지 학교 교정 한번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지만, 지난 10월 2일에 학생들과 함께 올라본 올레길은 제가 여기에 온 이유를 충분히 대변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학교내의 모든 것들, 그리고 제주도의 전부를 느껴볼 것을 기대하며 간단히 저의 감상을 몇자 적어 봅니다.  

제가 법학전문대학원에 와서 처음 놀란 것은 학생들의 화려한 경력이었습니다. 로펌에서 근무를 할때 법학전문대학원의 출범, 인가, 정원 배정, 신입생 선발 등에 대한 정보는 꾸준히 듣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거라는 생각은 미처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낀 그 놀라움을 타 대학 교수님들께 말씀드렸을 때 그분들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는 식으로 대답하시는 것을 보고 제가 참 식견이 좁았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 두 번째로 제가 놀란 것은 교수님들의 학생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지원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즉, 학생들 한명, 한명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보다 나은 공부 환경, 나아가 향후 변호사 시험 합격을 위해 애쓰는 따뜻한 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9월 초에 있었던 법전원 학생들과 총장님 간의 면담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기에 충분하였고, 구체적이고 다양한 학생들의 요구 사항과 그것을 듣고 수용하는 학교의 분위기는 각박한 로펌 생활에 찌든 저 자신에게 신선한 감격이었습니다. 당시 학생들의 요구 사항 중 하나가 법조윤리시험을 서울에서 치르는 것에 대한 비용 부담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에 나아가 학교측에서는 아예 제주대 법전원 학생들만 제주대에서 법조윤리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었으며, 그러한 조치에 놀란 것은 비단 저 혼자만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제가 놀란 것은 학생들 사이의 친구같은 분위기, 학생들과 교수님들 사이의 가족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법전원 중에서 가장 외진 곳에 동떨어져 있는 제주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학생들 중 상당수가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고 그 중에는 공부 경험이나 사회생활 경력이 있는 분들도 많아서 그 소중함을 더 잘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두서 없이 저의 감상을 몇가지 적어보았습니다만, 혹시 제가 드린 말씀들이 다른 과 교수님들이나 학생들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거리감을 느끼게 하였다면 저의 부족한 글 솜씨 때문임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발전이 단지 법학전문대학원만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제주대학교 자체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 어떤 다른 기회 보다 절호의 찬스임을 확신하기에 모든 제주대학교 가족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저 역시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큰 성(城)에 작은 벽돌 하나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그 과정에서 부족한 것들은 서로 서로 채워줘 가면서 아름다운 학교 생활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어렵고 힘들게 출발한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성공적인 정착과 위대한 발전을 기원하며, 지금도 아름다운 가을 날씨를 뒤로한 채 외로운 자기와의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 모두의 보다 나은 내일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놀라움 그 이상의 다양하고 감동적인 놀라움이 펼쳐질 그 날을 기대하며, 저의 첫 감상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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