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문화 받아들이려는 열린 사고방식이 필요

▲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

제주대학교(총장 허향진)는 JDC·제주의소리와 함께 학생들에게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들을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6월 14일까지 총 13강좌가 열립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글로벌(Global), 즉 세계화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단일화된 사회와 기능으로 함께 통합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경제적, 기술적, 사회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힘들의 결합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요즘은 글로벌 세상이다. 옛날에는 우리나라, 우리 민족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나라, 다른 문화와의 관계가 중요해졌다. 2005년 밀라노에서 성악가인 남편을 만나 한국에 왔으며, 2007년 결혼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배운 첫 한국말은 ‘빨리빨리’다. 한국 사람들은 글로벌 사회도 빨리 진행하고 싶어 한다. 한국사회에서도 외국인들이 부쩍 많아졌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만 족히 100만 명이 넘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외국인수가 늘고 있다. 이제 한국 사회는 다국적 민족과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제 사회 변화의 핵심은 세계화이며 결국 교수와 학생 모두 다른 문화, 지식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족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우리 인식도 성숙해져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은 장기적으로 우리 문화를 다채롭게 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바탕이다. 아버지의 나라와 어머니의 나라 말을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고 양국 문화의 감수성을 고루 갖춘 한국인은 유능한 글로벌 인재가 될 것이다. 21세기는 상품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자유롭게 오가는 시대이다. 모든 정책도 개방성을 추구하면서 세계를 향해 열린 정책이 돼야 한다. 그렇게 노력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인들이 ‘코리안 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희망의 나라가 될 것이다.
 남편을 통해서 독특한 한국 문화를 접했다. 처음엔 남편이 신기했다. 이탈리아 유학 중에도 한국인 친구들과 만나 ‘마시고 죽자’면서 술을 마시는 거였다. 한국 사람들이 정이 많아서인지 한국 사람들끼리 잘 뭉치더라. 남편한테 이탈리아 친구들을 만들라고 했다. 그래서 나하고 친구가 됐고, 이탈리아 친구들도 소개했다. 이후 남편은 이탈리아 문화와 언어를 더 빨리 배우게 됐다. 한국 생활 초반 나는 본의 아니게 무서운 여자였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예’ ‘아니오’가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직접 밝히지 않고 돌려서 얘기한다. 스파게티를 만들어서 시어머니께 ‘드실래요’라고 물었는데 ‘됐다’고 하시더라. 저는 ‘먹기 싫으면 먹지 마세요’라고 대답했는데 시어머니가 깜짝 놀랐다.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나쁜 며느리가 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에서는 세 번까지 물어봐야 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몇 살 이예요’라고 묻는 한국 아줌마가 다됐다. 한국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친해지는 방법이 질문을 하는 것이란 걸 나중에 알았다. 이탈리아에선 상상도 못했던 생활 방식을 갖게 됐다. 
 우리들은 다른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를 배워야 한다. 외국인을 외국인이 아닌 그냥 이웃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 국적이 다르더라도 사람들은 행복할 때와 슬플 때가 비슷하다. 언어가 달라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면도 많다. 외국인을 이타적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인을 문제로만 다룰 게 아니라 그들의 좋은 문화를 배워서 건강한 한국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에 와서, 주부가 됐지만 학구열의 끈은 아직도 놓지 않고 있다. 국제법 전공을 살려 가톨릭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서울대에서 이탈리아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서울 역삼1동 주민센터에서 외국인을 위해 마련된 글로벌 빌리지 역삼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센터는 외국인에게 기본적인 생활 편의사항을 알려주거나 불편사항을 상담하고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해주기 위해 설치된 서비스기관이다. 이 센터를 외국인이 단순하게 정보를 얻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는 외국인 사랑방으로 만들고 있다. 지금 한국 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자원봉사를 할 때다. 서울 성모병원에서 아픈 아이들을 매달 찾아가 영어를 가르치고 함께 놀아준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한국 문화를 더 쉽게, 더 가까이 익히고 이해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외국인들도 자원봉사를 통해 좋은 영향을 받는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행복하고 즐겁게 같이 살 수 있는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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