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 허영호 LG이노텍 사장

 제주대학교(총장 허향진)는 JDC·제주의소리와 함께 학생들에게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들을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6월 14일까지 총 13강좌가 열립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유년 시절 내 꿈은 우리나라에 TV를 널리 보급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12인치짜리 흑백 TV를 봤었다. 하지만 마을 내에 TV를 갖고 있는 가정은 불과 2~3곳에 그쳤다. 저녁이면 그 집 마당에 모여 드라마 ‘여로’를 봤었다. 그만큼 TV 보급이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
 첫 직장 생활은 금성사 생산 공장이 있었던 구미에서 시작했다. 지방에서 살면서도 서울에서처럼 걸음걸이를 빨리했다. 아직도 젊은 사람들과 등산을 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첫 발령지 구미에서 시작해 일본과 서울까지 지방과 해외 근무를 거치며 경험한 어려움들은 기업경영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지난 2000년 직원 480명, 매출 2900억원에 불과했던 LG이노텍은 지난해 직원 3400명, 매출 4조원을 넘어섰다. 매출 규모로는 세계 10대 전자부품기업에 든다. TV용 핵심 부품인 튜너, DVD플레이어에 들어가는 초정밀 소형 모터 등 세계 1등 제품 4개를 보유해 기술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이런 실적을 거두는 데는 뼈를 깎는 아픔이 있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에는 퇴출대상 기업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사정이 심각했다. 수많은 품목을 다루는 부품산업 특성상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를 위해 고객층을 세분화해 신규 거래처에는 단가가 좀 비싸더라도 성능이 뛰어난 부품을 제시했다. 무조건 덤핑을 쳐서 물량부터 확보하는 전략은 지양했다.
 또한 ‘우리는 안 된다’는 패배감에 젖어 있던 직원들에게 회사 주인공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경영과 혁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길을 열었다. 덕분에 서서히 매출이 올랐고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
 특히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실행력과 이를 위한 DNA다.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해선 목표를 성과 창출로 반드시 연결해야 하고 여기에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DNA를 갖춰야 한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목표·성과 달성을 위한 열정·스피드·자율·창의 등이 갖춰져야 한다.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공짜로 주겠다면 솔깃하지만 반드시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노력 없이, 고통 없이,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선택의 자격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선택과 목표설정, 실행, 자신감 쌓기와 같은 과정이 일상에서 반복돼야 한다.
 올해 기업경영 화두는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사업가치 혁신’으로 정했다. 특히 2015년 연매출 10조원, 글로벌 1등 제품 10개라는 목표를 수립, 전 세계 5위 기업으로 성장할 목표를 갖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조직의 힘이 중요하다. ‘한사람의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 된다’는 격언을 되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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