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대학은 다른 어느 기관이나 공간, 환경적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생활해 왔다. 하지만 그 어느 곳보다도 대학이란 공간이 우리사회의 단면이 응집된 곳이란 생각이 든다.
교수회와 공직협간의 문제, 총학생회를 둘러싼 선거나 그간 있었던 총학생회 관련 문제들 등.
사람들의 의식 속에 내재된 문제들이 학내의 여러 문제들을 통해 드러나고 그 진위를 찾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현실.
취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접하게 된다. 그러면서 느끼게 되는 기분은 실로 다양하다. 새로 부임한 교수들은 학내의 어떤 문제들이 있다 하더라도 선임 교수들의 눈치를 보며 ‘괜히 나서면 보기 안 좋다’는 이유로 사실을 묵인하고 자기는 빼달라는 식의 말을 한다. 이럴 때는 마음 한구석이 싸해진다. 그래도 나름의 지론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나 몰라라’식으로 묵인해 버리는 모습이 대학 사회에 내재된 ‘계급’을 반증이라도 하는 듯하다.
그리고 학내 선거철인 요즘. 선거운동본부에서는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한 표를 외치며 학생들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그들의 움직임을 얼마나 유심히 보고 있으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학우들의 대표, 각 단과대나 ‘제주대학교’를 대표하는 사람들을 뽑는 마당에 남의 일인 양 하는 모습들. 요즘의 모습들을 보면 아예 ‘관심 없다’는 식이다. 이러면서 어떤 일로 그들의 실수가 드러나면 너나할 것이 없이 매도하기 일쑤다.
왜 이래야 하는가. 사전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지는 못하는 것인가.
사람들은 대학을 교육에 대한 열정이 높고 학문에 대한 목마름이 가장 강한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대학 내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학문에 대한 연구 등, 그 목적 자체를 제쳐두고 대학에 대한 회의감과 불신감만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적잖이 많다. 서로의 위치와 자신의 관심사에만 주력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알력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직사회, 혹은 기성사회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이 상아탑이라 지칭되는 대학에서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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