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스피치는 특별한 무기

▲ 성연미 봄온커뮤니케이션 대표

 대학 방송국에서 방송을 진행하면서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푹 빠져들었다. 졸업 후에도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KBS 공채 12기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BBS(불교방송) 아나운서를 지냈다. 명품 스피치는 상황에 맞는 말, 정확한 정보전달, 마음이 담긴 말, 상대에 대한 긍정적인 배려를 통해 완성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각, 음성, 내용 언어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효과적인 스피치를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나의 교육철학은 아무리 스펙이 화려해도 인성이 먼저다. 아나운서의 사명은 긍정적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데 앞장서야 함은 물론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는 대변자로 언어와 문화의 유행을 이끌게 된다. 또한 다양한 계층에게 전달하는 만큼 사회적 사명감과 책임감이 중요한 자질로 꼽힌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성이 먼저야 하며, 최종 목표는 사회의 빛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국 아나운서로 발탁되는 사람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유명한 아나운서들도 처음에는 아마추어의 느낌이 나는 대학생일 뿐이다. 아나운서 스피치 교육을 받으면서 그들이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돼 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볼 수가 있었다. 스피치가 달라지면서 맵시와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목소리에 힘이 생기면서 각각의 성향에도 힘이 생기고 용기가 커졌다. 스피치가 달라지면 인생이 달라지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말만 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간단한 몇 가지 원칙만 알고 있다면 누구나 쉽게 소통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성공적인 스피치는 정보만이 아닌 마음도 함께 전달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스피치를 위해서 무엇보다 공감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섬김의 자세를 잊지 않고 실행한다면 누구나 소통의 달인이 될 수 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야 한다.

 김연아의 평창 동계올림픽 프레젠테이션 발표와 일반 아나운서의 스피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예로 들어보자. 아나운서 스피치의 공통점은 이미지가 굉장히 밝고, 음성이 경쾌해 마치 나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들은 또 항상 희망과 기원, 바람을 이야기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스피치에선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지고 음성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명품 스피치가 있다면 사람들의 반감을 일으키는 졸품 스피치도 있다. 눈이 예쁘다고 말했는데, ‘코는 예쁘지 않다는 말인가요?’라고 부정적으로 반문하거나 동감에 그치는 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명품 스피치의 핵심은 공감 능력이다. 상황에 맞는 음계와 강세를 선택해 정확한 정보에 마음을 담아서 전달해야 한다.

 아나운서들이 정갈한 외모를 유지하는 데에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결이 있다. 언어에는 보이는 언어(시각)와 들리는 언어(청각), 내용적인 언어가 있는데, 이중 보이는 부분이 전달하는 내용의 55%를 차지한다. 음성 언어가 38%, 내용적 언어는 7%에 불과하다. 시각적으로 갖춰지지 않으면 전달력은 떨어진다. 시각 언어는 시선과 표정, 피부, 치아, 의상, 몸짓 등 종합적인 이미지에서 나온다.

 그렇다고 다른 언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음성에서는 그 사람의 운명도 볼 수 있다. 음성의 좋고 나쁜 기준은 뭘까. ‘공명과 음계·배려’ 세 가지 기준을 들 수 있다. 복식 호흡을 연습한 끝에 얻어지는 공명음은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효과가 있다. 음의 높낮이인 음계 역시 의도대로 사용한다면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도·레’ 음은 진지하고 심각한 내용을 전달할 때 사용하고, ‘미’ 음은 신뢰와 교양을 전달하는 뉴스나 교양 프로그램에서 사용한다. 경쾌한 내용의 오락·연예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파·솔’을 선호한다.

 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게 쓰면 오해받을 수도 있다. ‘도·레’는 딱딱하고 음울해 보이고, ‘파·솔’은 가벼운 사람으로 취급 받을 수도 있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골라 써야 한다.

 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피치는 내 인생의 운명까지도 달라지게 한다. 효과적인 스피치는 자신만의 특별한 무기가 된다. 많은 무기를 장착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꿈을 실현해가기 위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디자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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