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쓰나미가 몰려온다. 과제에 시달려 몸은 파김치마냥 축 쳐지고 눈 밑에는 시커먼 다크서클이 내려앉는다. 끝마친 과제는 하나도 없고, 과제 제출일은 하루하루 다가올 뿐이고, 내 심장은 쿵쾅쿵쾅 거리고 있을 뿐이고...
 그래도 그 중에 유일한 희망은 ‘이색과제’이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며 할 수 있었던 과제, 교수님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과제 그게 바로 이색과제이다. 과제 쓰나미 속에서 나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준 한 줌의 소금 같은 이색과제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주>

 

나의 식습관을 개선해 주는
‘다이어트’

▲ ‘웰빙체중조절’수업 중 ‘다이어트’과제를 위해 나눠준 칼로리 표

  요즘 많은 학생들이 질 나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심지어 끼니를 거르기까지 한다. 학생들의 이런 심각한 상황을 해결하기위해 양양한(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나섰다. 양 교수는 ‘웰빙체중조절’이라는 과목에서 ‘다이어트’ 과제를 냈다.

  양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하면 결식을 생각하는데 그것은 정말 잘못 생각하는 것” 이라며 “다이어트는 결식이 아니라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결식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서 다이어트 과제를 냈다. 학생들이 과제를 하면서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 기 위해서다.

 과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양 교수가 나눠준 칼로리 표를 참고해 음식을 먹고, 자신에게 필요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으면 그만큼 운동을 해서 기록한다. 말로만 들으면 굉장히 쉬울 것 같지만 행동으로 실천하자니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양 교수는 “자신도 직접해봤지만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자기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기록물을 보여줬다. 2주동안 삼시세끼를 다 챙겨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체중은 6Kg이나 감소했다. 진정한 다이어트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양 교수의 얼굴에서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양 교수는 “학생들이 결식만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 식습관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고 말하며 마치 아버지가 자식을 염려하듯이 학생들을 걱정해줬다. 분명 많은 학생들이 양 교수의 우려를 알아차리고 그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올바른 식생활을 해나갈 것이다.


막힘 없는 대인관계를 위한 활동
‘이색봉사’

▲ ‘사회인과 대인관계’수업 중 팀별 과제인 ‘이색봉사’중에서 추위 때문에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털모자 떠서 보내기를 한 팀의 발표 모습.

  핵심역량 과목인 ‘사회인과 대인관계’를 강의하는 문호남 강사는 팀별 과제로 ‘이색봉사’를 냈다. 이 과제는 팀별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봉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벌인 이색봉사는 정말 다양했다. 길거리에서 파손된 인도를 찾아 담당 기관에 개선 요청하기, 외국인들에게 독도 알리기, 추위 때문에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털모자 떠서 보내기 등이 있었다.

 독도 홍보 봉사를 한 박현(국어교육 1)씨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외국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친구들과 함께 독도 홍보 봉사를 했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다”며 “하지만 혼자가 아닌 팀이었기에 여러 문제가 생길 때마다 친구들과 대화를 하며 대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 강사는 “봉사를 계획, 진행하는 단계에서 많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협력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스스로 리더십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과제의 목표”라고 말했다.


말(馬)을 느끼게 해주는
‘승마체험’

▲ ‘말과 웰빙여가생활’ 수업 중 과제인 ‘승마체험’을 하는 모습

  이제 더 이상 말(馬)을 말(言)로 배우지 않는다. 말(馬)을 직접 말(馬)로 가르쳐주는 교수가 있다.

 ‘말과 웰빙여가생활’을 수업하는 강민수(생명공학부) 교수는 ‘승마체험’을 과제로 내고 있다. 승마장에 가서 직접 말을 타보고 그 느낌을 보고서로 작성하는 과제이다. 그는 “학생들이 말과 직접 접촉하면서 말에 대한 느낌을 충분히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말을 직접 타면서 이론으로 배웠던 것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승마체험을 과제로 낸 것이다.

  이 수업을 듣는 문성후(생명공학 2)씨는 “제주도의 말 산업 발전에 대비해서 말을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학생들이 우리 대학을 졸업한 뒤에 자신있게 ‘나 승마할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는 제주대 학생들이 말을 타고 넓디넓은 초원을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듯하다.

나의 뿌리를 통해 나를 재발견할 수 있는
‘나의 가족사 채록’

  대한민국 땅에 살면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나를 세상에 있게 해준 우리 가족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재일제주인의 삶과 정신’을 수업하는 허영선(전 한국민예총 제주도지회장) 강사는 ‘나의 가족사 채록하기’를 과제로 냈다. 허 강사는 “우리는 우리의 뿌리를 알 시간도 없이 황급히 세상 밖으로만 나가려하고 있다”며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것은 육성의 현대사를 듣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허 강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조부모님, 부모님의 기억과 경험을 직접 듣고 기록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이런 과제를 냈다. 가족사 채록을 통해 윗세대가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서 지금까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시대와 개인의 삶을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허 강사는 “이번 과제를 하면서 자신의 삶의 목적과 자신이 살아가야할 땅, 자신이 찾아야할 가치도 분명 정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큰 교훈을 줄 과제를 하면서 학생들의 삶이 좀 더 풍부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요즘 대학가에는 학생들이 직접 발로 뛰며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과제들이 많다. 새로운 것을 체험하며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과제들이다. 다른 과제들에 비해 시간과 노력이 좀 더 들더라도 과제 속에 담겨있는 깊은 뜻을 생각하며 즐겁게 해보자. 놀면서 배워라! 배우면서 즐겨라! 이색과제를 위한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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