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다”

어떤 분야든 자신있게 노력해야

농업은 제주의 생명산업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생들에게 농업은 희망의 산업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곤 한다. 아무리 생명산업이라고 해도 ‘농업은 고생문’이란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업은 우리 제주의 실질 경제흐름을 좌우하는 역할을 해왔다. 20여년 간 제주농업의 활로를 모색하는데 전념해온 임한철 동문(농화학 ’81졸). ‘제주경제와 청년의 미래를 담보해낼 희망으로의 농업’을 노래하는 그에게서 농업을 통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시는지요.
제가 근무하는 곳은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입니다. 감귤과, 원예작물과, 식물환경과, 축산과를 둔 국가 시험장으로서, 저는 식물환경과에서 농경지에 대한 토양이나 문제점, 개선방향, 비료연구 등 병해충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분야는 ‘제주도의 환경 지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식물환경·농업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다룹니다.

■ 대학생활을 한번 회상한다면요.
저는 농화학과 1회로서 토양환경을 전공했죠. 1회라는 게 선배도 없고 시행착오도 많다는 점에서 나쁜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많습니다. 졸업한지 20여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자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가장 결속력이 좋은 세대죠. 동료애가 상당히 좋았고, 후에 후배들을 만나게 되도 책임감을 가지고 잘 도와줄 수 있었어요. 당시 3학년까지 정말 나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고 생각하는데 조금 힘들긴 하지만 신설학과에 들어갔을 때의 성취감이 더 높았었다고 생각해요.

■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대학생이라면 ‘젊음’이라는 이름 하에 무슨 일을 하든지 다 즐거울 것 같은데요. 다시 대학으로 돌아간다면 한 가지는 꼭 특기적인 것을 잘 살리고 싶어요. 특히 리더십을 키우고, 구성원들간의 친목도모를 잘 할 수 있는 것이 동아리라고 생각돼요. 활동적인 그룹에 속해 나의 특기를 살리고 싶습니다.

■ 저희도 마찬가지지만, 대학생활 동안 특히 가르침을 주셨던 분이 계실텐데요.
김형옥 전 총장님이 우리를 처음 맡으셨는데, 그 분은 한마디로 책과 같았어요. 스탠다드였지요. 아직도 점잖으시고 품위를 지키시던 그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저희는 1회였기 때문에 교수님들과 관계가 굉장히 좋았어요. 다 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교수님 얘기가 바이블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 가르치는 교수님도 있고, 방법상의 문제에서 그 열정만큼 학생들에게 잘 전달 못하는 교수님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그저 인기 있는 교수님한테만 몰리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것이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에요. 교수님들 가운데는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소신껏 제자들에게 배움을 전수하고 하는 예도 많습니다. 배우는 과정에서 한마디 칭찬이나 ‘반짝이는’ 학점보다는 따끔한 질책을 얻어듣는 게 나중에 더 큰 성공의 계기가 될 수 있지요. 대학생들은 자기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는 세대이므로 좋고 나쁨 사이에서 자기에게 적절하게 대비시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배울 게 없는 교수는 없다고 봐야 해요.

■ 우리 대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도 ‘제주’는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이 열악합니다.
경쟁사회에서 유능한 인재가 이곳에서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작 제주도는 그런 인재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죠. 거의 대부분의 인재들은 대학을 서울로 가버리고 그렇게 떠난 사람들은 이곳에서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지역에서 정착해버려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죠.
제주도는 각 분야의 인재를 끌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우선 각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를 먼저 파악하고 그 분야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적절한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농업의 위기만큼이나 대학 그리고 우리 대학생들 또한 불안한 환경 속에 살고 있습니다. 농업전망과 연계한 대학생들의 돌파구는 과연 있을까요.
1차 산업이 어려운 점이 이런 것이죠. 처음 시작하기도 힘들고, 시작하면 빠져 나오기도 힘들어요. 앞으로의 농업은 첨단 농업, 시설 농업, 조직배양기술 등에 대한 것들을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농업국가라고 할 수 있는데 생산기술도 있지만 수출과 연결시켜서 국가적인 기간산업이 밑바탕이 되어있어요. 제주도도 국가적인 인프라가 뒷받침이 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또한 관광과 연계된 농업이 필요해요. 청정환경지역으로 사람이 쉴 수 있는 안락한 휴식공간으로서의 농업이 관광과 연결된다면 희망적입니다. 이것이 상징적으로 되면 좋겠죠. 더불어 다같이 공동으로 농외 소득을 늘릴 수 있는 정책들도 마련돼야 합니다.

■ 기억에 남는 격언이나 좌우명, 삶의 에피소드가 있을텐데요.
저는 한 말을 되새기는 버릇이 있는데. 말이 씨가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논어 자로(子路)편을 보면 ‘언필신(言必信), 행필과(行必果)’라는 말이 있어요.
‘말에는 반드시 믿음이 있어야 하고 행실은 반드시 훌륭한 결과를 맺어야한다’는 뜻이에요. 언행일치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준다는 생각에서 그 말을 자주 되새겨요.

■ 후배들에게 한마디.
‘세상에 공짜는 없다.’ 뭐든지 노력한 만큼 얻어지는 것이에요.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일들은 자기 몫인 거죠. 어떤 분야든 자신 있게 노력을 하면 안 되는 일이 없겠죠.
또한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라고 전하고 싶어요. 경쟁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즉, 전문인이 되라는 말이지요. 각자 자기 수준에 맞는 길이 다 있을 것인데,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과 향후 10년들을 미리 내다보면서 목표를 향해 매진 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후에 내 모습을 그려본다면 지금의 모습도 반성되고 다시 채찍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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