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생활관 환경미화원 일동, 폐품 모아 장학금 전달 "고학생 응원해주고파"

“내가 그 돈을 쓰려 했으면 힘들게 안 모았어. 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없어야지.”

학생생활관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이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오보미(가명)씨에게 장학금 50만원을 지난달 23일 전달했다. 관생들이 버린 쓰레기 중 공병, 캔, 유리 등을 분리수거하고 팔아 모은 돈으로 보미 씨에게 공부하는데 필요한 물건을 사라며 전달한 것이다.

지인을 통해 보미 씨의 어려운 가정 사정을 알게 된 이들이 먼저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이들의 선행을 보고 ‘여유 있는 자들의 호의’로 뭔가 바라고 하는 건 아닌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침부터 이어지는 하루 8시간의 중노동으로 그들의 몸은 녹초가 되고 만다. 그러다보니 남들이 하는 봉사활동도 할 시간이 없었다.

이들 선행의 시작은 점심시간에 갑자기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보자는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제안이었다. 6명 모두 동의해 의기투합해 쓰레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힘든 줄도 몰랐다. 예전 같으면 쓰레기 처리업자에게 줬을 텐데 어려운 학생을 도와줘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쓰레기를 모으고 또 모았다.

그러나 폐품 수집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쓰레기를 들고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니  허리가 쑤실 때가 많았다. 또 주위에서는 미화원들이 어려운 학생에게 줄 장학금을 모은답시고 ‘무슨 일을 벌이는 거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곳도 있었다.

세간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모았다. 자신들이 하는 일에서 조금 더 힘을 보태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들은 장학금을 주는 순간에도 부끄러워했다. 당신들이 주신 돈이 너무 적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음 학기에도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보미 씨에게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보미 씨는 환한 미소로 감사함을 전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보미 씨를 포함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의 모습은 딸과 부모님의 모습이었다. 보미씨는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해 정말 고생하셨다”며 “정말 마음이 예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김용봉(환경미화원)씨는 ”보미 학생이 이번 일을 통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길 바라며, 앞으로 도움 받은 만큼 주위의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미씨는 “사회에 나가서 환경미화원분들이 베풀었던 은혜를 생각하면서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친구들을 공부시켜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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