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내 가슴에

▲ 강태선 블랙야크 대표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ㆍ제주의소리와 함께 학생들에게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6월 5일까지 총 13개 강좌가 열립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회사 직원들에게 ‘안 됩니다’, ‘모릅니다’, ‘없습니다’를 쓰지 말도록 하고 있다. 안 되면 되게 하고, 모르면 배우고 연구하면 되고, 없으면 찾으면 된다. 학생들은 설령 준비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단 저지르면 답이 무엇인지 생각이라도 해볼 수 있다. 또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는 기회조차도 오지 않기 때문에 항상 도전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이와 함께 성공을 위해서는 남들과는 다르게 싸워야 한다. 다르게 싸운다는 것은 도전한다는 의미다. 반드시 이긴다는 마음을 갖고 자신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지난 1월에 블랙야크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패션쇼 참여를 놓고 고심하자 직원들마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렸다. 게다가 디자이너도 아닌 그룹 차원에서 참여하는 경우는 블랙야크가 유일했다. 그러나 나의 판단으로는 다른 업체들과 싸워도 경쟁력이 충분했다. 한국적인 디자인에 히말라야 문화를 섞어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패션쇼 배경음악 하나에서부터 천편일률적인 음악이 아닌 네팔 고유 음악을 틀며 현지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다음날 홍보부스에는 현지 아르바이트생이 넌더리가 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다르게 싸운다’는 전략이 먹혀들었던 셈이다.
 
1973년 26세 때 처음 등산용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등산복과 코펠, 텐트 등 등산용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당시는 등산인구가 거의 없던 시절이어서 주변에서는 분명히 사업에 실패할 거라고 비아냥했다. 그러나 이러한 무한도전을 통해 40년이 지난 지금 ‘블랙야크’라는 사랑받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되었다. 1998년에 중국에서 ‘블랙야크’ 1호 북경점을 냈을 때였다. 북경 1호점을 내고 12년이 지나니 중국은 전세계 아웃도어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하지만 중국 아웃도어 시장을 개척했던 ‘블랙야크’가 현재 중국인 등산용품 선호도 1위이다.
 
여러분이 TV에서 보는 광고 카피를 비롯해 대부분의 광고 카피는 내가 직접 만든다. 중국에서 어떻게 하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사람이 가장 약이 오르는 것이 바로 자존심 ‘싸움’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신문에 ‘블랙야크는 만리장성을 지킨다’고 실었다. 그랬더니 중국에서 난리가 났다. ‘니들이 뭔데 만리장성을 지키냐’며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화제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우리는 형제나라이니 같이 만리장성을 지키자고 제안했고, ‘블랙야크가’ 아닌 ‘블랙야크도’ 만리장성을 지킨다고 광고 카피를 수정하며 중국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조사 하나만 바꿨는데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쓰레기통 1000개를 사서 만리장성 곳곳에 갖다 놓으며 블랙야크의 이미지를 심었다.
 
제주 사람들은 1% 콤플렉스를 깨야 한다. ‘전국 1%’를 결점이 아닌 긍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전세계 63억 인구 중 1500만명 즉, 전세계 인구의 1%는 커녕 0.2%인 민족이 전세계에 걸쳐 경제, 사회, 학문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바로 유태인이다. 1901년 노벨상이 탄생한 이후 전세계 노벨상 수상자는 유태인이 23%다. 이중에서도 경제학상은 65%가 받았다. 미국사회에서 전체 변호사 15%가 유태인이다. 의사나 변호사 역사 15% 이상이다. 제주도민은 57만 명이 아닌 300만명이다. 제주도 바깥에 있는 재외도민이 63만명이다. 이들의 배우자, 자녀, 사위와 며느리까지도 ‘제주인’으로 보면 300만명에 이른다.
 
우리 블랙야크의 표적 고객이 120만명이다. 이들이 가져다주는 수익이 한 해 6000억이 넘는다. 감귤이 남아돈다고, 무가 남아돈다고 밭에 묻어버리느냐. 고객이 이렇게나 많은데 팔 생각을 하지 않고 묻어버리느냐. 아니다. 우리가 300만명을 잘 관리한다면 앞으로 제주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다. 1%의 한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가능성으로 바꾸고 실천할 기회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내게 한라산이 없었다면 벌써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 산은 내게 인생의 교훈을 준 삶의 스승이다. 화가 나거나 회사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마다 산에 오르며 답을 구했다. 숨이 넘어가도록 힘들고 고통스러운 오르막을 넘어야지 정상에 서서 삶의 큰 그림을 보게 될 것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어려움을 겪을수록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내리막으로 치닫지 않을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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