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살 제주대가 환경과 사랑에 빠졌다. 아스팔트로 뒤덮인 옥상에는 태양열 발전기가 설치됐고, 기름을 소비하며 캠퍼스를 누볐던 자동차와 오토바이 대신 전기 자동차와 스쿠터가 도입됐다. 제주대가 환경과 연애를 하기 위해 이른바 ‘탄소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이다. 제주대는 오는 24일  ‘그린캠퍼스 선포식’을 갖고 친환경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다. ‘탄소 다이어트’로 환경과 설레는 연애를 시작하는 제주대의 풍경을 들여다보자.

 

▲ 문화교류관 옥상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기
그린캠퍼스로 변신하기 위한 노력은 작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대는 작년 10월 5일 그린캠퍼스 추진 TF팀을 구성했다. 이 팀을 통해 그린캠퍼스 조성에 첫 삽을 뜨기 시작했다. 다양한 연구와 그린캠퍼스로 탈바꿈하기 위한 정책 수립 등 여러 노력을 펼쳤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TF팀은 작년 12월 GS칼텍스와 전기스쿠터 쉐어링 실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24일 ‘그린캠퍼스 선포식’을 통해 청정 캠퍼스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대는 오는 24일 아라뮤즈홀에서 ‘그린캠퍼스 선포식’을 연다. 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이 대두되고 있는 이 때 대학이 앞장서서 녹색생활실천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선포식을 개최한다. 내용이 거창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것들을 지켜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닌다’, ‘대중교통을 최대한 이용한다’, 공회전 및 급제동을 하지 않는 에코 운전을 한다‘, ‘종이와 물을 낭비하지 않는다’, 등 누구나 쉽게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문으로 내걸었다. 그린캠퍼스를 위해 초석을 닦는 이런 노력을 통해 학교는 친환경적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그 다음으로 벌이는 사업은 ‘그린캠퍼스 투어 코스 추진’이다. ‘그린캠퍼스 투어 코스’는 제주대 올레길과 마찬가지로 학내에 길을 만드는 사업이다. 태양열 발전기, 지중열 발전기, 풍력 발전기, 전기자동차 및 전기스쿠터 쉐어링 등 그린캠퍼스와 연관돼 있는 곳을 연결해 코스를 만들었다. 이 사업은 그린캠퍼스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직접 걸어 온몸으로 느끼자는 취지에서 추진했다.
 
▲ 전기자동차가 지난해 3월부터 교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전기와 관련된 교통 시스템을 학내에 구축하고 있다. 현재 제주대에는 대학 본관 앞에 전기자동차와 학생생활관 앞에 있는 전기스쿠터 등의 전기를 연료로 하는 교통수단이 있다. 전기스쿠터는 지금은 시범사업이라 학생생활관 앞에 주로 배치해 있어 관생들 위주로만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대학본부는 전기스쿠터를 상용화해 다양한 곳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기스쿠터를 학내에서 보편적으로 타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탄소 절감 등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대학본부는 여러 사업을 강구하고 있다. 고효율 제품 사용을 통해 전기를 아끼는 방법, 또 친환경 건축물 인증 등을 받기 위한 노력 등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제주대처럼 그린캠퍼스로 탈바꿈하고 있는 대학도 많다. 동국대는 지난 2006년부터 그린 캠퍼스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걷고 싶은 거리’를 남산과 연계해 만들었다. 이 거리는 캠퍼스를 거쳐 남산을 갈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자연과 하나 되는 캠퍼스가 될 수 있게 했다. 또 ‘하늘 마루’라는 옥상정원을 만들어 건물 옥상을 녹지화 했다. 이 건물 옥상에 지어진 정원만 해도 1만764㎡의 녹지가 조성됐다. 이를 통해 냉·난방비 절감 및 탄소 줄이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조선대는 ‘조선대 유니버시티 파크’를 만들어 대학에 공원을 조성했다. 봄에는 산수유, 개나리, 벚꽃이 피고 5월부터는 철쭉과 장미가 꽃을 피운다. 또 여름부터는 배롱나무 800그루가 가을까지 화려한 꽃잎을 뽐낸다. 꽃과 나무가 내내 펴 친환경적이고 아름다운 캠퍼스로 거듭나는 노력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대학들이 그린캠퍼스로 바꾸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대학들은 ‘그린캠퍼스협의회’를 만들어 친환경적인 캠퍼스가 되는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변화가 아직 덜 되고 있는 부분이다. 변전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여름철에 강의실을 살피고 있는데 한 학생이 에어컨 두 대를 틀어놓고 혼자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정보통신원 수업이 끝난 뒤 켜져 있는 컴퓨터들도 많고 전등을 안 끄고 나가는 사례들도 많다. 이런 사례들이 모여 많은 낭비를 일으키고 있다. 제주대에서는 한 해 전기사용료로 20억을 내고 있다. 이 전기 사용량은 매년 늘어 대학재정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다 보면 우리의 낭비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우리가 꼭 그린캠퍼스를 추진해야 할 이유 중 하나다.
 
대학본부는 그린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의식 때문에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들이 많다. 대학본부에서 아무리 그린캠퍼스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펼치더라도 구성원의 참여와 의식전환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물과 전기를 아껴 쓰고, 걸어 다니고 이런 작은 노력들을 통해 그린캠퍼스를 만들 수 있다. 대학본부의 정책과 구성원들의 의식이 합쳐져야 비로소 그린캠퍼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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