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 )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ㆍ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12월 4일까지 총 13개 강좌가 열립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김수영 꿈멘토
어린 시절은 매우 가난했다. 내가 살았던 집은 부엌도 화장실도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이 잘 안돼서 전라남도 광주에서 여수로 이사 갔다. 마을회관 방 하나에 여섯 가족이 지냈다.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돈이 없어 준비물도 사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불우한 가정환경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탈선으로 이어졌다. 가출, 절도, 폭력을 일삼았고 중학교 때 퇴학을 당했다.
 
검정고시로 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대학에 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나를 변화시킨 것은 팔레스타인 사태로 죽은 아들을 안고 절규하는 아버지의 사진이었다. 이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나름 지독하고 거칠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진짜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많으며, 자신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반드시 대학교에 입학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러자 친구들은 ‘네가 대학에 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할 정도였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개교 이래로 4년제 대학에 간 사람이 없었다. 부모님도 공장에 취직해서 시집이나 가라고 거들었다. 그때, 우연히 KBS의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상업계 학생 최초로 골든벨을 울리며 장학금을 받아 원하던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내가 처음 꾼 꿈은 기자였다. 그때까지 뭘 이뤄본 적이 없었다. 막상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려니 생각대로 되지 않아 막막했다. 남들이 버린 문제집을 주워가며 악착같이 공부해서 수능시험에 375점을 받아 연세대 영문학과에 합격했다. 대학교 재학시절에 일간지 인터넷 기자로 활동하면서 그토록 그려오던 기자의 꿈을 이뤘다. 기자상도 받았다. 꿈을 이루고 나니 다음엔 뭘 해야 될지 막막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과외, 번역, 속기, 모니터요원, 인터넷 강의 등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배낭여행도 다니고 호주로 교환학생도 다녀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계를 무대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대학 졸업 후 세계 굴지의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적성에 너무 안 맞았다. 모니터 안에서는 수천억 달러가 오갔지만, 돈은 내게 관심 밖이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받은 종합검진에서 암세포를 발견했다.
 
외국계 대기업에서 화려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던 25살 젊은 나이에 암 선고를 받았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삶이 언제든 끝날 수 있다고 깨달았다. 이 과정 속에서 가치관을 바꿨다. ‘에베레스트산 등정하기’ ‘인도 배우로 데뷔하기’ 등 73가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었다. 이 꿈을 위해 암 수술 후 골드만삭스에 사표를 내고, 영국으로 유학한 후 ‘로열 더치 쉘’이라는 런던 소재 다국적 기업에 취직했다. 그리고 목표했던 꿈을 이뤄가고 있다.
 
시련은 누구나 다 찾아오는데 꿈이 있는 사람만 이겨낸다. 남미에서 살사를 배우고, 마라톤도 뛰고, 킬리만자로에 오르고, 인도 영화에 출연하고, 서른 살 되기 전에 부모님 집을 사드렸다. 돌이켜보면  도전해보니 별 거 아닌 것도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꿈은 대단한 것이라 여겨 이미 꿈의 씨앗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도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자신은 꿈이 없다고 좌절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방향이 없었을 때는 반항하며 살았다. 꿈이 생기고 나니 꿈이 점점 나아져서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멋진 삶을 살 수 있었다. 꿈은 자꾸 바뀌었지만 그것들이 있어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
 
꿈은 소문내야 한다. 그래야 없던 기회도 생긴다. 미래는 과거의 꿈꿨던 모습이  현실의 나이다. 그냥 내뱉은 말이 미래가 될 수 있다. 내가 인도 영화에 출연하는 꿈을 이룬 것도 인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무작정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다녀서 이뤄진 것이다.
 
가장 큰 꿈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의 꿈을 찾아주고 영감을 주는 것이다. 꿈이란 삶의 방향이지만 모두에게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이 아니며, 인생은 마라톤이 아닌 꿈을 찾아가는 즐거운 여행이다. 가진 것 없고 별 볼일 없고 시련과 불행이 닥쳤는데 이래서 이거밖에 안 된다고 변명하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언젠간 명작이 된다. 최대한 많은 꿈을 꾸길 바란다. 그 꿈에 목표시간을 적어 구체적인 인생과의 계약을 만들어야 한다. 생각만 하는 몽상가가 아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여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하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행동하면, 행동하는 만큼 성장하는 법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