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해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 찾기… 지친 학생들에 서로 위로를

힐링(healing)이 최근 새로운 문화 키워드로 각광받고 있다. 일상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힐링은 한마디로 마음치유다. 수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요즘 대학생들은 어떻게 ‘힐링’을 하는지 알아보자.


‘힐링’은 사전적인 의미로 ‘몸과 마음의 치유’를 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중에서도 ‘마음의 치유’를 주목하고 있다. 경쟁사회, 약육강식사회로 표현되는 요즘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정신적인 안식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의 한 장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51.7%가 힐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KTV(한국정책방송)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전국 10대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우리사회  힐링 열풍에 대해 3명 중 1명이 위안을 준다고 답했다. 하지만 20.5%는 힐링 열풍에 대해 ‘거품이 있다’고 응답했다. 힐링 열풍 원인에 대해서는 ‘경쟁사회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답한 응답자가 32.1%로 가장 많았고 ‘사회 양극화 심화’, 또 ‘공동체 해체와 개인주의’라고 답한 이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아픈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사실 힐링에 정해진 방법은 없다. 정신적인 치유를 원하는 개인이 본인의 기호에 맞는 방법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 바로 그것이 ‘힐링’인 것이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힐링의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 올레길

올레길 등 생태길 걷기는 최근 정신적인 안정은 물론, 신체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어 인기다. 2007년 9월 제1코스 개장을 시작으로 올해 5월 20코스(김녕 어민복지회관~하도 해녀박물관)가 개장했다.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와 오름, 돌담, 곶자왈, 사시사철 푸른 들, 평화로운 마을을 품고 있는 제주올레는 세계에서 곳곳에서 찾아오고 있다. 제주올레는 일상에 지친 여행자를 껴안는 길이다. 푸른 바다 제주의 언덕 위의 이 길이 바로 ‘치유의 길’이다.
 
산티아고의 길은 스페인의 수호성인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800km에 이르는 길이다. 이는 원래 가톨릭 성지순례길이었으나 현재는 전 세계에서 도보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길로 변모했다.
 
올레길 외에도 제주에는 제주 천주교 순례길, 기독교 순례길, 불교 순례길이 조성돼 있다.
 
오소진(전기공학과 1)씨는 “각박한 현실에서 생태숲이나 올레길을 찾아가는 것이 나만의  힐링 방법이 됐다”며 “걸을 때마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힐링(Healing) 열풍’이 사회 곳곳에 불어오면서 인문학 역시 주목받고 있다. 김난도(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이 ‘아픈’ 현대인에게 힐링을 선사해주고 있다. 이처럼 인문학 역시 요즘 떠오르는 힐링의 또 다른 방법 중의 하나이다.
 
‘철학상담’도 인문학적 치유의 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인도철학을 전공하고 제주대에서 철학 강의를 맡고 있는 이길주(53)씨는 ‘철학상담’으로 사람들의 힐링을 돕는다. 철학상담은 타자가 개인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고민해 치유할 수 있도록 한다.
 
▲ 인문학 강좌
인문학 강좌를 즐기는 것도 치유의 방법이다. ‘인문학! 제주에 말을 걸다’가 지난 17일부터 열리고 있다. 제주철학사랑방, 제주대안연구공동체가 여는 이 강좌는 ‘제주의 건축’, ‘제주의 진보’, ‘생태평화사회’, ‘제주의 먹거리’, ‘논어와 제주의 여성’ 등을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힐링이 오프라인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가 새롭게 개발되면서 현대인들은 인터넷 홈페이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NS 등을 통해 힐링을 즐기기도 한다.
 
▲ 고도원의 아침편지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2001년을 시작으로 지난달 6월을 기점으로 600만 명을 돌파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좋은 글귀와 독서어록을 매일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좋은글봇’ 페이지는 책에 있는 좋은 글귀를 정리해 인터넷을 통해 페이지 구독자들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하고 있다. 이 페이지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와 달리 순수하게 SNS만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이 페이지를 구독하는 사람은 올해 10월 기준으로 14만명을 돌파했다.
 
김봉주(초등영어교육전공 2)씨는 “SNS에 올라오는 짧은 글을 보면서 내 경험에 비춰보면서 공감한 적이 많았다”며 “가끔 내 상황에 딱 맞는 글을 봤을 때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가 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명상은 더 이상 수련원에서만 하는 일이 아니다. 이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아쿠아마린, 뮤직 테라피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과 이어폰만 있으면 된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자살자는 1만5566명으로 집계됐다. 1일 평균 자살자 수로 보면 42.6명인 셈이다. 단순히 ‘힘내라’는 말로는 더 이상 힘을 내기도 힘든 세상이다. 우리도 ‘힐링메이트’를 찾아 자신의 삶을 긍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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