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탐나는 탐라의 미래를 탐하자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ㆍ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12월 4일까지 총 13개 강좌가 열립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김종현 NXC 사업기획본부장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났다. 이후 다음(Daum) 검색비즈니스 팀장, 대외협력실장, 제주프로젝트 실장을 거쳐 현재 넥슨의 자회사인 NXC 사업기획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 내 나이가 40세 ‘불혹’이다. 혹하지 않는 나이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꿈을 찾는 것이 나만의 꿈이다. 꿈을 찾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끊임없는 훈련이다.
 
우리가 직업이라는 걸 선택한지 수십 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조선시대엔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수 없었다. 태어나는 순간, 자기의 길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직업이라는 것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했던 것들은 추종자(Fast Follower)였다. 남이 만든 것들을 가능하면 빨리 모방하고 흉내내서 더 좋은 성능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시장을 보면 빠른 추종자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초기에 닌텐도가 나왔다. 그 때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선 왜 이런 게임기를 만들지 못하냐고 관계자들을 질타했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다 끝나 가는데 채 5년이 되기 전에 닌텐도는 적자기업이 되었다. 혹여 우리나라에서 닌텐도가 갖고 있는 창의성과 하드웨어를 갖고 있는 기업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이미 늦어버린 것이었다. 우리나라 산업계는 그동안 추종자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닫게 됐다.
 
앞으로는 신기술 개발 및 원천 특허 확보가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추종자(Fast Follower)가 아닌 선도자(First Mover)가 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직업을 찾는 게 어렵고, 내 꿈을 찾는 것은 더욱 어려운 시절이 됐다. 시대에 나를 맞추라고 강요받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입사한 포털기업 다음(Daum)은 ‘즐겁게 세상을 바꾸는 기업’이 모토다.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기업 NEXON의 심볼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컴퓨터를 통해 넘어간다’는 뜻이 형상화된 것이다. 단순히 게임의 단말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시대가 필요하면 인터넷 게임을 만들 수도 있고 다른 것 또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을 제주로 이전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겠다. 지난 2003년 다음 이재웅 대표가 사내 게시판에 ‘제주에 이전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올렸다. 직원들이 하나 둘씩 댓글을 달기 시작한 것이 제주 이전 계획의 시작이었다. 당시 검색비즈니스팀 팀장 직책을 맡고 있었다. 제주 출신 팀장은 혼자였다. 제주이전 태스크포스팀 일원으로서 역할을 했다. 제주이전을 위해서는 많은 장애물들이 있었다. 당시 검색비즈니스 팀장을 계속 맡고 있었다면 회사에서 승승장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주이전 태스크포스팀으로 옮긴 이유는 내 고향에 뭔가 가져가보자는 마음의 원천이었다.
 
제주가 갖고 있는 미래가치는 단순히 아름다운 섬에 그치지 않는다. 강남에는 공원이 두 개가 있다. 도산 공원과 선릉 공원이다. 다시 말하자면 강남은 무덤 두 곳 빼곤 빌딩이 들어찬 곳이다. 그런 곳에서 미래가치가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류는 다시 고민을 하고 있다. 극한의 도시화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그것 때문에 제주올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로 이전한 후 고향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 2008년 4월 처음 오름에 올랐다. 제주에도 숲길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고등학교 선배들과 제주 동서 종주를 했다. 제주 동쪽에 위치한 성산일출봉에서 서쪽의 고산 수월봉에 이르는 120km를 2박3일 동안 걸었다. 제주 올레를 걷고, 오름에 오르며, 동서 종주를 하는 동안 제주가 갖고 있는 자연의 새로운 가치를 보았다. 우리 회사가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 사업 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닐모리동동’을 기획했다. 제주의 콘텐츠를 현대화한 공간과 음식을 앞세웠다. 그 수익금은 제주의 문화다양성을 뒷받침하는 데 쓰이고 있다.
 
‘자신만의 꿈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오늘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과 자본이 중요하다. 자본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정할 수 있다. 내가 창출할 가치는 내 주변에서부터 비롯된다. 우리들 스스로의 ‘자존감’을 갖추어야 한다. 미숙함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자존감이다. 주눅이 들어서도 안 되지만 세상의 위대함을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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