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가슴 뛰는 삶을 살자

▲ 김남훈 / 격투기 해설가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격투기 해설가가 되기 위해 공중파부터 케이블방송국까지 온갖 입사서류를 냈다. 하지만 오디션이나 면접 기회조차 없었다. 흔히 말하는 스펙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프로레슬러 선수 생활 밖에 없었다. 방송 해설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거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양준혁 선수처럼 현역 시절 큰 업적을 남겨야 한다. 당연히 방송국에서 오디션이나 면접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낙담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2007년 3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직접 격투기 UCC를 만들어 배포했다. ‘격투기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배포하고, 포털에 노출되면 유명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UCC 마케팅’을 한 것이다. 30개의 격투기 동영상 시리즈를 만들어 인터넷 포털에 배포했다. 결국 100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등 대박이 났다. 4개월 만에 케이블방송국에서 해설가 요청이 왔고, 이후 격투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스펙이란 원래 기계에 붙이는 것으로 ‘자동차 스펙’이라고 하면 ‘자동차 사양’인 셈이다. 스펙은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것으로, 한 인간을 사회의 부품으로 만드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가 ‘인생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뛰어내려야 한다. 하지만 뛰어내리는 것과 떨어지는 것은 천양지차다. 뛰어내리려면 내가 어디서 어떻게 어디로 뛰어내려야 할지 미리 알고 준비해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스펙에 집착하고 대기업 입사를 위해 열심히 공부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 목표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펙이 부족하더라도 노력과 열정을 증명할 수 있다면 좌절할 필요가 없다. 자기 자신에게 항상 질문하며 그에 대한 해답을 끊임없이 찾길 바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싫어한다. 돈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없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말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이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반면에 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피하지 않고 노력을 통해 극복해 나간다면 무언가 새롭게 얻을 수 있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짜증나고 열 받은 일에 대해서도 분노하지 말아야 한다.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반응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그것에 따른 희생도 생각해봐야 한다. 보통 좋아하는 분야가 일이 되면 그것을 즐기지 못한다. 좋아하는 것을 했을 때 그에 따른 수고나 희생을 감수하면서 해야 진정으로 즐길 수 있다고 본다.
 
격투기 선수인 효도르는 10년간 헤비급 격투기에서 무패 전적을 기록했다. 키도 작고, 몸무게도 헤비급에서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그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던 배경에는 상대선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 냉철한 이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효도르는 빠른 선수에게는 타격전을 피하고 철저하게 그라운딩 전술을 펼쳤다. 자신보다 크고 무거운 선수에게는 스탠딩 전법을 사용해 무패의 챔피언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영화배우 이소룡은 당시 톱스타였지만 무명배우나 스턴트맨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격려해 준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단 5편밖에 영화를 찍지 않았지만 큰 배우가 됐다. 타인의 고통에 둔감하지 말고, 잘 살펴보아야 한다.
 
경기장에서 운동하다 거꾸로 떨어져 하반신 마비로 1년 6개월 동안 괴롭고 비참한 생활을 했었다. 그러나 아버지를 직접 안아드리고, 햄버거를 먹고 싶은 마음으로 재활을 결심했다. 1년 6개월 동안 누워 있다가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계단 난간을 잡고 일어섰고, 천천히 두 다리로 걷기 시작했다. 누구나 처음부터 큰 승리를 거둘 수 없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나가면 성취감을 느끼고 나중에 승리할 수 있다. 끝까지 자기 힘으로 하다보면 성취감은 오른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경험을 나누고, 보람을 얻는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20대에는 꿈과 희망이 있어야 하고 30대에는 결과와 성과물이 있어야 한다. 20대에 치열하게 자신을 알고 좋아하는 것을 탐색해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정해야 한다. 꿈을 향한다는 것은 거친 바다에 도전 용기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도전해야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여러분의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없기 때문에 아니라 너무 눈이 부이 부셔 안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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