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라는 이름 하에 좌충우돌과 시행착오를 보호받던 울타리에서 벗어나, 드디어 사회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긴 시간을 거쳐 드디어 학생이 아닌 사회인으로 거듭나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졸업생들. 이들로부터 상아탑을 벗어나는 소회와 그간의 잊지 못할 추억들,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 양지철(컴퓨터공항 4)씨.
해외인턴 값진 경험으로 남아

양지철(컴퓨터공학 4)씨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고 많은 것을 배우며 즐겁고 의미 있게 대학생활을 보냈다. 그가 보낸 시간은 그 전에는 배우지 못했던 것을 배우고 자신의 꿈을 가질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다.
 
“특별히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면, 작년 6월에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주최한 IT협력단에 참가해 캄보디아로 파견 갔다 온 경험이에요. IT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아 영어가 유창하지 않음에도 열심히 준비해서 면접에 합격한 뒤, 팀을 짜서 캄보디아 정부기관인 NIDA에서 원하는 업무를 요청받아 수행했지요.”
 
그들이 부여받은 업무는 홈페이지 웹디자인이다. 파견 전에 3박4일 동안 소양교육을 받은 뒤 캄보디아에 도착해 미팅을 마치고 본격적인 일을 시작했다. 인턴도 처음인데 거기다 해외에서 일을 하니 느낌이 새로웠다고 한다. 얼마간은 출근길조차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점차 적응하면서 현지 사람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다.
 
“일이 끝나면 함께 놀러가기도 하고 관광지도 다녀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조금씩 마음을 열고 표현하면서 친해질 수 있었죠.”
 
양지철씨는 출국한 지 두 달만에 일을 마무리하고 귀국날 현지기관에서 수료증을 받은 뒤, 함께 일했던 현지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캄보디아를 떠났다.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다른 문화와 언어,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같이 웃을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 좋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가끔 캄보디아에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습니다.”
 
그에게 대학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2011년도 아라대동제 때 만든 친구들과의 추억이다.
 
“친한 친구 2명과 함께 축제 동안 낮에는 팥빙수를 팔고 저녁에는 야광팔찌를 팔았어요. 마지막 날에는 ‘나도 아라스타’라는 장기자랑 코너에 참여했죠. ‘공 to the 대’라는 그룹을 만들어 DJ DOC 노래를 불렀는데 2등까지 하는 영광을 얻었어요.”
 
당시 친구 한 명의 자취방에서 셋이 함께 동영상을 보며 무대를 준비하고, 하루 세끼를 같이 먹으며 장난치고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저에게 제주대학교란 ‘발견’이에요. 학교를 다니며 여러 사람들과 공동체 생활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을 만나며 나를 점점 알아가고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죠. 타인의 장점을 본받으려는 자세도 갖게 됐어요.”
 
그는 후배들에게 대학은 더 배우기 위해 오는 곳이지만,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대학은 ‘공책과 펜’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공책에는 지식뿐 아니라 여러 경험도 적을 수 있잖아요. 공부 외에 다른 여러 활동도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인간관계에만 치중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습니다.”
 
또 최대한 많이 배우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이가 어려도 생각이 굳고 배우지 않으면 노인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꿈이 없는 게 문제라고 하잖아요. 많은 걸 배우고 많은 경험을 해보며 자신이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또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배우길 권해요. 힘들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웃길 바라고,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어요.”


▲ 고덕훈(생명공항 4, 좌)씨, 고은성(수산생명의학전공 4, 우)씨.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것 찾아야

고덕훈(생명공학부 4)씨는 학업에도 충실하면서 학과회장, 멘토링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숨가쁜 대학생활을 보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전공을 살려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저는 그 전에 반장 같은 것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대학교에 와서 학과회장을 맡게 돼 어려운 점이이 많았죠. 학생들을 관리ㆍ통솔할 때 희생할 것도 많았고, 참여율 문제나 서류 관리 등의 문제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돌이켜 보면 보람차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느껴요. 임기를 마친 뒤 사람들이 잘했었다며 칭찬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그래도 고생한 보람은 있구나 싶어 뿌듯하죠.”
 
그에게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1학년 때 했던 멘토링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이다. 학원 다닐 형편이 못 되는 중학생 남자아이에게 학교 공부를 가르쳐주고 같이 관광지를 구경하거나 영화를 보기도 했다.
 
“멘토링을 하면서 알게 된 사람도 많아요. 담당 선생님과 친구들, 특히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놀았던 것이 좋았어요.”
 
덕훈씨에게 대학교란 사회에 나가기 전에 여러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로 취직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쭉 일만 해야 하지만, 대학교를 다니면서는 남는 시간이 많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 같은 경우 1학년 때는 봉사활동과 동아리, 3학년 때는 학과회장, 4학년 때는 LINC사업단의 학생참여 프로그램 캡스톤디자인에 참여해 일본을 다녀오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해봤어요. 이건 다 대학생이기에 할 수 있었던 것들, 대학생이 아니면 누리지 못했을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졸업을 하게 되니 더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한다.
 
“대학생이라서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그걸 너무 늦게서야 찾은 게 안타까워요. 방학 때마다 인턴도 해볼걸, 알바 같은 것도 더 많이 해볼걸 하는 아쉬움이 있죠.”
 
그럼에도 그런 아쉬움은 뒤로 하고 그는 이제 다른 시작, 곧 대학원을 준비하는 앞으로의 계획에 더 열중하고 있다.
 
“3학년 때부터 실험실에서 연구들을 해보면서 적성에 맞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직 취업 능력은 안 된다고 생각해, 대학원에 가서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제 역량을 좀 더 키운 뒤에 전공을 살려서 취직하려고 해요.”
매일을 바쁘게 보낸 그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루하루 를 바쁘고 치열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귀찮더라도 더 귀찮게, 더 많은 것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했으면 해요. 동아리 활동도 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데서 적성을 발견할 수도 있거든요. 취직 전에 대학생활하면서 할 수 있는 걸 찾으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그는 여행은 꼭 다녀와야 된다고 강조한다. 취직하면 못할 것이니 학생일 때 꼭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제주도가 너무 시야가 닫혀 있다고 생각해요. 요새 다들 천편일률적으로 공무원 시험 같은 것만 준비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굳이 대학을 다니는 의미가 없잖아요. 배낭여행이나 기차여행을 통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다양한 것을 보고 오면서 열린 사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한글지도 봉사 통해 많은 것 배워

고은성(수산생명의학전공 4)씨  대학 졸업 뒤에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한다. 그는 즐겁게 보낸 대학생활 뒤에 남들이 얻지 못한 많은 것을 얻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특히 재미있었던 기억은 중간고사 기간 때 친구들과 공부한답시고 동아리 방에 새벽까지 머물며 놀았을 때에요. 새벽 2시까지 공부하다가 새벽에 농구하며 친구들과 놀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 3학년 때의 벚꽃축제 역시 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죠. 3학년 때 여자친구가 생겼거든요. 1, 2학년 때 느끼지 못한 기쁨을 맘껏 느꼈죠.”

은성씨가 기억하는 또 다른  의미 있는 추억은 동려회를 통해 수행한 봉사활동이었다. 그는 초등교육을 못 받으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지도 교육을 시행했다.
 
“저에게 잘 맞는 일이어서 1학년 때도 하고 전역해서도 한 학년을 더했어요.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고 수업을 진행하며 재미도 느꼈죠. 이 활동을 통해 나중에 애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건 어떨까 하고 진로를 희망할 수 있었어요.”
 
그는 전공에 큰 흥미를 못 느꼈었는데, 대학에 들어와서 공부를 하다 보니 점점 흥미가 늘었다는 것이다.
 
“저는 문과 출신인데 이과에 들어온 거라 1학년 때는 전과하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군대를 갔다 오고 나니 그냥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재미도 커졌어요.”
 
그의 이런 노력은 빛을 발해서 1학년을 제외하곤 꾸준히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저에게 대학교란 재미있는 곳이에요. 학업뿐만 아니라 즐거운 에피소드도 많았어요. 특히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의논하고 밥 먹으면서 담소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그런 그이기에 졸업은 각별한 아쉬움과 슬픔을 준다. 대학을 통해 만난 수많은 인연을 대학을 졸업하면 지금처럼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걱정하는 또다른 문제는 다른 동기들이 취업이나 스펙 준비에 열성일 때 그는 학위를 따기 위해 대학원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건 두려운 일인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은 취업이 목표인데 저는 그들과 달리 또다시 공부를 하려는 거잖아요. 그렇지만 제가 원해서 하는 것이니 우선은 지금 할 공부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그는 요즘 후배들이 대학을 단순히 자유로운 공간으로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제 경우 대학을 통해 적성을 발견할 수 있었잖아요. 후배들 역시 대학을 그저 자유로운 공간이 아닌, 계속 찾아다니면서 많은 기회를 얻고 적성을 찾는 장으로 생각하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 중에 좋은 게 정말 많아요.”
 
또 교우관계에 있어서도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어 두라고 덧붙였다.
 
“학점 잘 받으려고 친구와도 놀지 않고 공부만 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웠어요. 학과활동이나 동아리 등에 많이 참여해서 좋은 인연을 쌓았으면 좋겠어요. 연애도 꼭 해보고요. 마지막으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끝까지 밀어붙일 것을 당부합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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