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그 이후 나의 대학생활 이야기

▲ 박유숙(영어교육과 81학번)씨
박유숙(영어교육과 81학번)씨는 현재 서울 면목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올해 28년째를 맞이하는 그의 교사생활은 그간 키워온 노력과 꿈이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경제적인 곤란을 겪었을 때, 그때부터 내 직업을 가지리라 결심했어요. 어머니께서 누누히 남편 수입만 의존하는 전업주부보다는 네 지갑을 직접 갖고 생활하는 경제인이 되라고 말씀하셨던 것도 제 진로에 큰 영향을 줬죠.”
 
별다른 진로교육이나 정보가 딱히 없었던 박씨는 학창시절 내내 선생님들을 보면서 막연히 ‘나도 교사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키웠다고 한다. 많은 수입보다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보람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는데 그게 교사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교사가 되겠다는 희망을 갖고서 81년에 사범대학에 입학했어요. 그때 저와 친구들은 영어회화 동아리를 만들어서 영어를 공부했죠. 그 당시에는 학원 다닐 돈도 없었고, 학원이라는 개념조차 없다시피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무작정 다가가 맨투맨으로 부딪히면서 영어를 익혔어요. 해외 여행객들을 데리고 시내를 관광해주곤 했죠. 교과서에서 배우던 영어가 아닌 스킨십 영어를 대학교 다니면서부터 배우게 된 거에요.”
 
한편 그가 학교를 다니던 80년대는 군부정권와 반민주화가 팽배해 있던 시대였다. 박씨는 그 당시 시국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종의 언더서클인 독서토론 동아리에서 책을 읽고 토론을 벌이며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과 허심탄회하게 나누었다.
 
“독서와 토론을 통해 인간과 사회와 자연현상, 역사의식을 깨치고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의식을 갖게 됐죠. 직업도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싹텄고요. 이러한 시국에 대한 고민과 접목되어 저의 교사에 대한 희망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는 당당히 대학 4년 학업을 마치고 졸업해 교사자격증을 얻고 86년도부터 교사로 발령이 났다. 한림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다 90년에 결혼한 뒤 서울로 전근을 가 2002년도부터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교직생활과 병행해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연수를 통해 꾸준히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왔다. 그는 수업하고 퇴근 후에도, 방학기간을 이용해서도 쉬지 않고 연수를 받느라 학생으로 돌아간 듯한 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과정에서도 교원단체에 가입해 2년동안 활동하며 교사의 지위 향상과 교육여건 향상을 주창하고, 교육법을 연구하고 교사신문을 발행하면서 학교 교육현장의 개혁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박씨는 교사로서, 장녀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다방면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 노력 끝에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의 인생에 대한 고민은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교사생활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아요. 당초 내가 원해온 삶을 지금 살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고요. 대학생활 동안 좀 더 열심히 전공공부를 해둘걸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아요. 특히 저는 체력이 좋지 않아서 최선의 결과를 내지 못한 안타까움이 크죠.”
 
때문에 그는 무엇보다 신입생들에게 생활습관을 잘 만들어 주도적으로 하루하루를 생활하고 건강관리에도 신경쓸 것을 당부했다.
 
“대학교는 고등학교와 달리 자신이 찾아서 생활하는 곳으로 절반은 사회와 같죠. 건강관리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돈독히 하길 바랍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그들과 만들어내는 활동 등을 통해서 자신의 지경을 넓힐 수 있으니까요. 여행도 많이 다니고 독서도 많이 해서, 나라는 인간의 견문을 넓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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