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인으로 자긍심 느낀다"  이론과 실습 공부 병행해야

▲고영기( 제주도문화예술제단 이사장)
-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대학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당시는 제주초급대학이었으며 6.25전쟁이 한창이었다. 그때는 교수는 물론 우리를 가르칠 사람도 없었으며 낡은 강의실에서 학생들끼리 공부를 할 정도였다. 그러나 박목월·장지영 선생님 등 저명한 학자나 문인들이 제주로 피난을 오면서 문예 붐이 일어나 면학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현재 제대신문인 ‘제대학보’를 54년에 창간한 점이다. 당시 영문학과 학생으로서 학도호국단(현재의 총학생회) 학예부장을 맡았으며 대학인들의 광장다운 아카데미의 저널리즘인 대학신문을 만들고자 했다. 또 초급대학에서 4년제 대학으로 승격과 극장에서 개교기념 행사와 문학의 밤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메웠을 때가 생각이 난다.”

- 사회 활동을 하면서 제대인으로서의 긍지나 사명감이 들 때는 언제입니까.

“항상 제주대 출신이라는 점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공무원과 언론인, 문학인까지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했는데 특히 언론계에 있으면서 제대인이라는 점이 자랑스럽고 그만큼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았다. 제주일보 논설주간으로 있을 때도 제주대과 관련된 사설을 쓸 때 제주대를 더욱더 성장하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 더 나은 제주대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제주도와 연관시킨 시와 소설 등 모든 주제를 많은 문학평론가들이 읽고 찬사를 보낼 때 제대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낀다. 이와 함께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가 됨에 따라 제주대는 동북아시아의 거점대학으로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세계 속의 대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제주도에 바탕을 둔 사회인사들 대부분이 제대인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다 아는 일이다. 강조하건데 제대인인 것이 자랑스럽다.”

 - 지금 하고 계신 활동을 소개해 주신다면.

“이사장으로 있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설립된 지 2년 반이 됐다. 이 재단은 제주도의 ‘제주문화예술재단 설립 및 육성조례’에 의해 설립됐으며 문예진흥원과 비슷한 일을 한다. 이 재단은 제주도의 역사와 전통 계승, 지방문화예술의 진흥을 통해 제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교류사업을 통해 지역, 국가간의 상호이해와 협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부설 문화재 연구소는 매장 문화재 개발을 하는 곳으로서 주로 하는 것은 유적지 등 학술용역을 맡는다.” - 제주도 문화계가 타 지역에 비해 미약한게 사실인데, 지역 문화계가 발전하기 위한 방안은. “제주도는 오페라 같은 문화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타지역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제주도의 문화생활공간을 어떻게 늘리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국제자유도시에 걸맞은 문화 인프라 구축과도 일맥상통한다.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도 이와 관련,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주도를 비롯한 자치단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도내 문화예술계의 발전이 기대된다.”

- 신입생 유치 등 대학 현안이 산재해 있는데,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제주대는 역사가 깊은 국립대학이며 많은 학생들도 다니고 예전과 비교해 훨씬 많고 다양한 단과대학이 있다. 현재 제주대가처한 어려운 상황의 극복과 세계 속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 내실화를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제주도라는 지역에 포인트를 두고 있어야 지금보다 더 발전을 할 수 있다. 섬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역사, 제주도민의 의식과 이상 등이 제주대의 기틀이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지금 대학생들을 보면 우리 때와는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세대는 볼펜, 만년필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학생들은 컴퓨터에 너무나 익숙하다. 그러나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이 아니라 취업과 관련된 과에만 몰리고 순수예술과 과학 등에 기피하는 모습은 씁쓸하다. 현실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더라도 철학, 기초학문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취업, 자격증 등에는 기초학문의 효용가치가 없을 수 있지만 대학이 이렇게 가면 안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먹고 사는 문제’에만 급급해 보여서 경박해 보인다. 대학 본연의 탐구와 기본원리에 대한 연구 등이 도외시 돼 가고 있는 흐름이 안타깝다.” - 사회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념이나 소망이 있다면. “사회에서 다양한 일을 하면서 올바른 사회를 만들고 올바른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자 신념이다. 또 제주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제주정신이 올바르게 정립돼 세계 도처에 퍼졌으면 한다. 또한 이제까지 많은 일을 하면서 계속 마음 속에 품은 소망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과 지금보다 한 단계 발전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 후배들에게 한마디.

“먼저 공부를 열심히 하길 바란다. 지식을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쌓아 여러 가지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야 한다. 경쟁력 있는 사림이 돼 세계적으로 유능한 인재가 됐으면 한다. 또 후회없는 대학생활을 하길 바란다.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간다해도 문학활동을 할 생각을 할 만큼 후회 없이 대학생활을 보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이 책이다. 나에게 영향을 주신분들은 많으신데 계용묵 선생님이나 박목월 선생님과 인연을 맺은 것도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감명깊게 읽은 책 중 노자의 ‘도덕경’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후배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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