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휴가는 있는데 생리결석은 없나요?” 지난 6일 한겨레신문은 여성의 날과 관련, 여고생들이 생리로 겪는 문제를 다뤘다.

  이 기사는 생리를 하는 건강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생리기간의 고통과 문제를 현실감 있게 보여줬다. 진통제를 먹고 수업시간을 견디는 고통, 체육시간과 겹쳤을 때 남자 선생님 앞에서 자신이 생리임을 알려야 하는 수치심, 생리통으로 결석할 경우 오는 학적상 불이익 등등. 가뜩이나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여고생들, 더 이상 이들만이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다.

  이와 관련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학생들의 생리결석을 병결이 아닌 공결로 인정해 줄 것을 교육부에 공식 요구했다.

  같은 여자로서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제주에서도 ‘3?8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도내 여성단체들이 이를 기념한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며 최근 ‘여성이 행복한 고을’로 선정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이렇게 도 내·외적으로 ‘3?8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들의 활발한 진행이 여성의 힘을 발휘하고, 여성 권익 신장에 기여하는 시금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 우리대학을 바라보자. 여고생들조차도 여성권리 찾기에 나서고 있는 마당에 우리대학은 고립된 섬이다. 밖에서 여성의 권익과 신장에 대해 신나게 떠들어 봤자 아라벌은 여성 행사 하나 없이 조용할 뿐이다. 도대체 여학우들의 권익과 힘은 어디에서 발휘되고 있는가.

  우리대학 여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총여학생회에서는 이번 ‘3?8세계여성의 날’에 대해 “세계여성의 날이라고 해도 많은 학우들이 알지도 못하는 유명무실한 날”이라며 “기념품 등을 나눠주는 행사보다는 여학우 복지에 힘쓰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반대로 학우들이 많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행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학우들에게 ‘3.8 세계여성의 날’을 알려 그 의미와 정신을 다시금 새겨야 하지는 않을까. 굳이 기념품 등을 이용해야만 여학우들에게 여성 권익신장에 대한 홍보가 가능한 것일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3.8 세계여성의 날’이라는 공식적인 기념일에 맞춰 꼭 행사를 해야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안 밖으로 여성권익 신장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때 우리대학에서도 여학우들을 위한 목소리를 함께 높여보자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총여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총여에서 이번 ‘3.8세계여성의 날’을 조용히 보낸 데에는 나름대로의 사업계획을 통해 여학우들의 복지증진에 힘쓰기 위한 것으로 사려된다. 하지만 진정 여학우들의 대변자가 되고자 하는 총여가 더욱더 매진하길 바란다. 일만 아라인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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