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하지 않는 삽질정신/박신영(폴앤마크 콘텐츠사업팀 소장)

▲ 박신영(플앤마크 콘텐츠사업팀 소장)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ㆍ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열리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6월 11일까지 모두 11번의 강좌와 발표대회, 현장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마련됩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광고, 마케팅, 컨설팅 등 다양한 공모전에서 23관왕을 했다. 내가 쓴 ‘삽질정신’이라는 책은 대학교에서 부교재로 쓰이기도 한다. 한동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해 소위 지방대 출신이다. 학교 다닐 적에 ‘공모전에 도전하고 싶다’고 하니까 선배들이 ‘말 안해도 알잖아, 너의 위치가 아니잖아, 원래 안되는거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의 모습을 그린다. 그리고 타인이 그리는 나의 모습에 수긍해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 판단이 좋고 긍정적이면 상관이 없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어떻게 하면 남들이 그려주는 내가 아닌, 스스로 그리는 나의 모습으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발상하는 청춘이 되자

우리의 뇌는 5%의 의식과 95%의 무의식으로 판단한다. 즉 자신이 아는 것, 생각하는 것만큼 상상할 수 있다. 누구나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누가 끝까지 그 목표를 바라보고 자신을 믿을 수 있느냐에 따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사람의 생각 유형에는 연역과 귀납, 발상이 있다. 결론을 정해두고 논리적으로 따지기만 하는 연역의 방법과 귀납의 방법으로 생각을 한다면 부정적인 결론을 극복할 수 없다. 현재 상황에 대해 항상 발상해야 한다. ‘아, 그런 것 모르겠고, 시끄럽고, 어떻게 하면 지금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발상을 통해 그 한계를 넘어서는 전략적인 삽질을 할 수 있다.
 
실천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한 선배는 군생활을 하는 동안 그림을 너무 그리고 싶어 우유팩을 매일 씻고 거기에 그림을 그렸다. 전역할 때까지 계속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모아둔 덕분에 ‘다른 작품에는 없는 스토리가 있다’는 평을 받으며 산업대전에서 큰 상을 받았다. 우유팩에 그린 그림은 별 가치가 없어 보이지만 매일매일 많은 양을 그리다보니 작품이 됐다. ‘해서 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자.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행동이 매일 쌓이고 나면 어마어마한 것이 된다. 삽질의 절대량을 채우는 실천적인 습관이 필요하다.

실수를 두려워 마라

학생들이 발표현장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저의 부족한 발표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서없는 발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별거 아닌데 편하게 들어 주세요’ 듣는 사람 입장에선 이미 부족한 발표, 두서없는 발표, 별 거 아닌 발표가 돼버린다. 발표를 잘 하는 사람이나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학습이 잘 되도록 말하는 것이다.
 
학습이 가장 쉽고 완벽해지는 4단계가 있다. 버니스 매카시 박사가 개발한 4MAT 시스템이다. 첫째는 왜(Why)이다.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은 주로, ‘이걸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무엇(What)은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이 중 어떤 것들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다음은 어떻게(How)이다. 이들은 이론을 테스트하며 배우는 타입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됐죠’라는 질문을 던진다. 다음으로 그래서 뭐(So What) 유형으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며, 숨겨진 가능성을 찾는 사람들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그 가능성을 반영하여, 자신을 발견한다.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래서 뭐’ 유형이 돼야 한다.

‘NO’가 아닌 ‘YES’의 정신으로

보통 학생들이 발표할 때는 ‘제가 오늘 무엇을 발표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하겠다’는 평범한 말을 한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너를 왜 뽑아야 하는데’ 그 이유를 직접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포트를 쓰거나 누군가를 설득할 때도 머뭇거리지 말고 직접 본론을 먼저 말해야 한다. ‘많은 경쟁자 중에 왜 저를 뽑아야 할까요’부터 만약 ‘저를 뽑는다면’이라고 만약을 강조하면 각인이 다르다. 결국 뽑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쉽지 않다. 머리로는 알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어렵다. 나도 마찬가지다. 다만 남들과 다른 것이 ‘YES’의 정신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곳은 언제나 무섭고 떨린다.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할 말이 없기 마련이다. 강연 제안이 들어올 때마다 모두 준비가 잘 된 건 아니었다. 하겠다는 대답을 먼저 해놓고 강연을 준비했다. 어색하기만 했던 강연이 열 번, 백 번이 되니 내 것이 됐다.
 
인생은 누가 먼저 ‘제가 하겠습니다’를 외쳐서 어색한 영역을 익숙한 영역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NO’가 아닌 ‘YES’의 정신으로 하루를 생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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