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뱀장이 한 마리가 사나
발톱이 찌릿찌릿
등을 말고 눈알이 빠지게
손톱깎이를 들고 전쟁을 치르는데
지 애비 닮아 발톱도 저 모양이지
어느새 어머니가 내 앞에 자리를 잡으셨다




30년 가까이 숙련된 장인의 손놀림
발톱이 가지런히 떨어져 나가고
전기뱀장어도 제 집을 찾아 나갔다
어머니 손에 뽑힌 두루마리 휴지 한장
어느새 걸레가 되어 방바닥에 떨어진 발톱을 훔친다

피터팬인 아버지
욕심많은 딸자식
얼마나 미웠을꼬
도려내지도 못하고
걸레로 훔치지도 못하고



어머니의 청춘이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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