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일/파워피티 대표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ㆍ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12월 11일까지 모두 11개의 강좌와 발표대회, 현장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마련됐습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프레젠테이션을 잘 할 수 있을까. 학교와 직장,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런 고민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자신의 기획, 제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의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변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고민은 커진다. 설득, 설명, 동기 부여, 즐거움 등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나의 가치관이나 정체성, 의견, 비전을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발표자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파워포인트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현대 사회는 곧 프레젠테이션 경연장이다. 머릿속의 추상적 가치를 알기 쉽게 대중에게 설득하는 능력이 경쟁력이라는 점이다. 존경받는 리더일수록 꿈·희망·미래가 낳을 추상적인 가치를 효과적으로 주장하고 대중을 설득한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스토리텔링’이다. 취업이나 비즈니스도 객관적인 스펙으로 경쟁을 벌인다. 내가 제일이 아닐 수도 있다. 1등을 넘어설 방법은 ‘스토리텔링’ 뿐이다. 스펙을 둘째로 미루게 만드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좋은 스토리텔링은 결정을 이끄는 힘도 갖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좋은 예다. 평창올림픽 유치를 처음 시도하던 2003년에 평창은 외국은 물론 국내서도 인지도가 매우 떨어졌다. 인프라도 시설도 제대로 갖춰진 게 없었다. 당시 세 번째 도전하는 캐나다 밴쿠버를 누르고 1차 투표에서 평창이 1등을 했다.
 
비결은 ‘스토리텔링’의 힘이었다.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면서 살풀이 공연을 했다. 북한에 아들을 두고 월남한 이영희 할머니의 이야기가 IOC 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올림픽 정신인 평화와 화합을 이끌어내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결국 밴쿠버를 11표차로 누르고 1위를 했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들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스토리텔링을 프레젠테이션에 적용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 스토리텔링 구성을 위해 이야기 소재를 고르고 목적에 맞게 살을 붙이고 청중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있다. 이 세 단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소재를 고르는 것이다. 사람의 이야기여야 한다. 발표 자체에 진정성이 없으면 청중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프레젠테이션을 잘 만드는 ‘기술’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효과를 남발하면 안 된다. 없어도 좋은 것이 애니메이션 효과이다.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 화면전환 효과는 필요하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인상 깊이 남는 이유는 메시지에 맞춰 화면전환 효과를 쓰기 때문이다. 잠시 멈춤으로 주위를 환기시키는 것도 효과적이다. 프레젠테이션이 길 때는 검은 화면만 띄워놓는 것만으로도 청중들이 자연스럽게 발표자에 집중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말이어도 계속 반복되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프레젠테이션은 듣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작업이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이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청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조사하고, 프레젠테이션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그 필요에 맞춰 재구성해야 한다.
 
청중을 참여시키는 것도 기술이다. 발표자와 청중 간에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 질문하기, 따라 시키기, 박수치기, 도구 쓰기 등 청중을 발표에 끌어들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청중과 눈을 맞추며 자기소개를 짧게 하고 다시 청중에 눈을 맞추면 자연스레 인사를 받는다. 청중도 몸을 풀었으니 편안하게 발표를 듣는다. 이와 함께 발표자의 이미지도 중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했던 에토스(ethos), 로고스(logos), 페이토스(pathos)를 예로 들어보자. 프레젠테이션이 본래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리 있게 말해야 한다. 감성으로 공감대도 형성해야 한다. 좌뇌의 이성의 메시지, 우뇌의 감성의 메시지를 고루 갖추는 것이다. 이것이 에토스와 로고스다. 똑같은 메시지도 권위가 있는 사람이 하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자신감과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전문성이나 경력이 없을 땐 자신감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