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년 전, 고졸 출신 대통령이 당선됐다.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정치인이나 시민단체 운동가들에게 정부의 중책을 맡겼으며, 언론정책 등 사회는 개혁의 난항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12일. 우리나라 56년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의 권한이 직무정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국회의원 195명의 투표인단 중 단 2명을 제외한 193명이 대통령 탄핵을 의결, 가결됐다. 이후 국민의 70% 정도가 탄핵안 가결에 대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됐다.

우리대학 총학생회는 이와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대통령 탄핵에 대해 국민들의 뜻을 어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것으로 본다”며 “국회에서는 탄핵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15일부터 대학에서 탄핵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시가행진도 계획하고 있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도 어느 때보다 정치와 관련된 학우들의 반응이 뜨겁다. 자유게시판을 통해 학우들은 탄핵 반대와 함께 촛불시위 참여 독려, ‘가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탄핵안과 관련한 자신들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남의 일’이라며 방관하는 학우들이 적지 않은 현실이 서글프다. 물론 대학생의 본분은 학문연구라고 생각하겠지만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사회 문제는 학문연구라는 대학생의 자세와 어긋난 것이 아니다. 대학생이라면 사회를 냉철하고 통렬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는 것도 학문연구를 위한 자세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본분은 외면한 채 젊은 시절의 황금 같은 시간을 허송하고 있다니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사회는 학생들의 이상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는 일들이 참으로 많다. 공정한 선거풍토를 세우는 과제, 시민 일상생활의 권익과 관련된 문제, 퇴폐추방의 캠페인, 부패감시 활동 등 자유롭고 민주적인 나라, 공정하고 규칙 바른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일들이 바로 대학생들이 주목해야 할 대안인 셈이다.

‘탄핵’ 자체를 반대해도 좋고 찬성해도 좋다. 단지 바라는게 있다면 지성인으로서 그동안 길러온 눈으로 각각의 가치관과 판단 속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생각하고 걱정하는 아라인들의 모습이다. 김은주 대학부장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