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제33회 백록학술상 현상공모에 응모한 논문은 총 4편이다.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이면서 예년만 못해 아쉬움이 크다. 게다가 이 중 3편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어느 한 과의 마을조사 결과물을 논문 형식으로 작성하여 응모한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학부 수준에서의 논문은 지역사회 이슈에 대해 현장에서 주민들과 소통하고 그 결과를 이론적 틀로 정리하여 논문 형식에 의거하여 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논문들은 아직 본격적인 논문작성법을 훈련받지 못한 학부 수준에서 나름의 창의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지역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그 동안의 노력과 고민에 대해 칭찬할 만하다.
 
‘애월항 LNG기지 입지선정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의사결정과정’ 이 가장 돋보였다. 이 연구는 애월항 LNG 기지를 사례를 통해 애월항 LNG 기지 입지선정 과정을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필요한 지표들을 토대로 분석하고자 한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는 애월리 주민의 의사결정 과정을 분석하기 위하여 몇 가지 객관적 지표들을 가지고 주민 특히 마을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심층면접을 진행하였으며 이와 병행하여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다.
 
이 논문에서 서론은 문제제기부터 연구의 목적, 방법 등을 순서대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론적 고찰이 없을 경우, 선행연구나 타 지역 사례 등을 소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또한 결론에서 이 논문은 인터뷰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요약만을 나열하여, 조사 결과에 근거한 구체적 제언이나 결론을 강조하였으면 더 좋은 논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납읍리 귀농ㆍ귀촌자의 마을 커뮤니티 적응 실태’ 연구는 납읍리로 귀농ㆍ귀촌한 사람들이 새로운 삶의 공간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납읍리 귀농ㆍ귀촌자의 마을 커뮤니티 적응과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 논문이다. 주제 선정에 있어 참신성과 창의성이 돋보인다. 이 주제에 관한 선행연구나 타 지역 사례 등을 소개하였으면 더 좋은 논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을만들기 사업추진 지역의 사회적 자본분석- 한림읍 월령리 ‘마을만들기’ 사업을 대상으로-’ 논문 역시 주제 선정과 마을조사 방법이 매우 바람직했다. 그러나 마을 만들기 사업과 사회적 자본에 관한 상관관계의 규명 없이 마을 만들기 사업 현황만을 나열하였고, 사회적 자본 측정에 관한 논의 없이 단순 항목만을 측정하여 의미 없이 제시하였고, 서론에서 제시한 연구목적과 결론이 불일치하거나 결론 내용이 본문의 흐름에서 다소 돌출적으로 보이는 점 등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다문화사회의 학교내 집단따돌림: 의도적 접근 방법을 통한 방관자와 죄수의 딜레마’ 연구는 주제 선정이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됐으며, 무엇보다 학부 2학년 수준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논문 형식으로 엮어보려는 노력이 가상해 보였다. 그러나 아직 논문작성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교과서 수준의 사실만을 나열하여 논문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핵심요소들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대학시절의 논문은 그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논문작성을 위해 고민하고, 자료을 찾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 분들을 만나 말씀을 듣는 이런 노력들이 대학 졸업 이후 인생을 살아가는 기름진 자양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아무쪼록 내년에는 이런 시도들이 대학 전체에 더욱 확산됐으면 좋겠다.

<심사위원>
진 관 훈(제주테크노파크 행정지원실장)
김 동 윤(국어국문학과 교수ㆍ본지 주간)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