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상철 (지리교육전공 교수)

2014년 입학생들로 학교가 북적인다. 오리엔테이션 겸 신입생들을 위해 두 가지를 얘기해 볼까 한다. 먼저 학생들에게 종종 물어 보던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대학교와 고등학교는 어떤 것들이 다른가요? 주로 들을 수 있는 답변은 학교가 크다,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 등이다.
 
사실, 유도하려는 목표는 고등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도서관이 있다는 것과 대학교는 방학이 없다는 것이다. 대학교는 교육과 연구를 모두 하는 곳이어서 방학 중에도 움직이고 있고, 도서관은 중요한 시설로 역할한다.
 
수업 외 시간을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책과 잡지, 예를 들면 소설, 자동차, 컴퓨터 등 가리지 않고 빈 시간에 잡식을 채우며 보내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책자형태보다 훨씬 다양한 전자책, 전자저널도 이용할 수 있는데, 조금 전문적이긴 하지만 욕심을 내어 볼 만하다. 특정 주제의 단어만 입력하면 엄청나게 많은 글들을 찾을 수 있어, 과제물 준비할 때 이용해 보면 다양한 글을 참고해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영어로 된 자료를 조금씩 보려 노력한다면 3-4년 뒤에는 큰 변화가 생길것이다. 영어 자료를 보기 시작하면 훨씬 많은 자료와 더불어 보다 다양한 관점, 그리고 넓은 안목을 가질 기회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영어를 따로 공부하기보다 자신이 흥미를 가진 주제의 글을 영어로 읽으면 일석이조가 되지 않을까.
 
다른 하나는 읽는 일, 특히 대학교에서 접하는 교재나 글들은 무언가 내용 전개가 딱딱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과 다른 듯해 거리감을 느낀다. 전문적인 글은 흔하게 접하는 글들과 달리 내용을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하기에 흥미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대학교에 온 이상 한가지 규칙이라 생각하고 친숙해지면 즐겁게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 일반적으로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면 딱딱한 글이 조금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양은 추상적, 서양은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새로운 사물, 내용을 이해할 때 동양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며 접근하는 반면, 서양은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분류를 하며 접근한다고 한다.
 
아주 쉬운 예로는 엄청나게 엉킨 실타래를 풀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실타래를 느슨하게 들고 마구 흔들어 대면 점점 엉킨 덩어리가 풀려지던 기억이 난다.
 
다른 방법은 끊어진 시작이나 끝을 찾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도 가능한데, 이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을 것이다.
 
대략적으로, 대학교의 교재나 자료들은 서양의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우리네 동양식과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어 익숙하지 않게 다가오는 듯하다. 더불어 공부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생각해 봄 직한 것은 복습과 예습, 어느 것이 중요한 가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고, 해왔기에 효율적인 학습법은 복습일 것이다. 선생님이 강조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수업 시간에 질문이나 의문을 유도하기 어렵다.
 
그런데 예습은 나름의 이해를 하고 수업을 듣게 되기에, 수업시간이 복습이 되고 자신이 이해를 잘못 또는 다르게 한 경우가 있을 경우 질문으로 이어지고, 토론으로 이어지는 수업이 가능할 수 있다. 신입생 그리고 아직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학생들에게 대학교는 큰 도서관을 가지고 있기에 오프, 온라인 이용을 늘려보자. 더불어 수업 내용의 서양식 논리를 알고 예습으로 내 방식의 이해를 시도하고 수업시간에 공유하는 시도를 해보면 조금 더 흥미로운 대학생활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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