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 / 개그맨

스피치는 누구나 갖춰야 할 능력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ㆍ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에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오는 12월 9일까지 모두 10개의 강좌와 프레젠테이션 경연대회, 현장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마련됩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고등학교까지 꿈이 없었다. 목표 없이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글쓰기를 즐겼다. 우연히 한 극단이 개그 대본을 공모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응모했는데, 놀랍게도 단번에 합격했다. 자연스레 연극 작가로 활동하게 됐다. 운명의 전환점은 이 때 찾아왔다. 주연배우 한 명이 갑자기 맹장염에 걸려서 무대에 설 수 없었다. 정말 어쩔 수 없이 무대에 올랐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심지어 공연이 끝나고 여성 팬들이 꽃다발까지 선물했다. 인생의 결정적 순간은 이렇게 찾아왔다. 무대의 맛을 본 뒤 개그맨으로서의 꿈을 키웠고, 2004년 KBS 공채로 데뷔했다.

◇더 겸손하고 더 노력해라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꿈을 미리 정해 놓으면 그 부분만 신경 쓰고 다른 문은 닫아버리게 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열어놓는다면 자신의 적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개그맨이 된 후, 유세윤, 강유미, 안영미, 장동민 등 동기들은 모두 인기를 얻었지만 유독 나만 무명에 가까웠다. 특히 유세윤은 개그맨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다.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내가 아는 사람 중 유세윤이 가장 운이 좋다. 그 역시 일을 즐기면서 하는 편인데 시작부터 ‘복학생’ 캐릭터로 일찌감치 스타가 됐다. 나도 개그맨이 되겠다는 목표는 이뤘지만 그 다음 목표를 잡지 않은 데에 문제가 있었다. 무엇인가 목표를 먼저 세워놓고 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을 얻는다. 그런데 거기에만 빠져있으면 또 다른 목표를 잡기가 힘들다. 한 가지 목표를 이뤘을 때 다음 목표를 이룰 생각을 하고 전진해야지 그 성공에 도취돼서 만족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린다. 그렇게 정신을 차려서 만든 개그콘서트의 ‘범죄의 재구성’이란 코너가 대박을 쳤다. 오랫동안 활동했던 ‘개그콘서트’의 인기 비결은 ‘넓은 인프라’이다. 개그콘서트는 이미 훌륭한 시스템과 체계가 잡혀있다. 이에 더해 개그맨 수가 늘어나 다양한 개그를 선보일 수 있어 대박의 가능성이 더 커진 것 같다. 또 구성원 간 공동체 의식이 강한 것 역시 개콘을 1등으로 만들고 있다. 개콘에서는 자신만이 인기를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각자의 개성을 살려 전체의 조화를 이뤄내는 것이 개콘의 1등 비결이다. 이제는 케이블방송의 프로그램으로 소속을 옮겨 6개월 만에 공개 코미디 무대에 복귀했다. 안영미와 함께 새 코너 ‘내 마음이 들리니’를 선보였다. 새 코너는 남녀 사이의 연애심리를 알아보는 형식이다. 앞으로 개그맨의 영역만이 아니라 활동반경을 전방위적으로 넓힌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 갖자
 
세상을 산다는 것은 정말 재미가 있다. 무엇인가 하나를 이루면 또 하나는 망각하게 된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초심을 잃은 순간이 있었다. 자만심에 빠져 음주운전을 했다. 3개월간 방송 출연정지를 받아 다양한 계약들이 취소되고 막대한 금전적 손해와 함께 중요한 것들을 망쳐버리게 됐다. 회사든 사람이든 정상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자기만족은 실패를 낳고 지름의 껍질을 벗지 못하게 한다. 이 일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불편한 진실’이라는 코너로 재기에 성공했다. 개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항상 주변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영화를 보더라도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의 표정, 행동까지 지켜보는 버릇이 있다.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이를 되새긴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 하나 하나가 아이디어의 원동력이 됐다.
 
이제는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하고 있다. 나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누구나 좋은 일이 생기면 자만하게 되고 기세등등하고 주변이 안 보이게 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또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지금이 위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외부환경은 계절의 변화처럼 늘 바뀌어 왔다. 당면한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람으로 나아갈 수 없다. 급변하는 환경에 주도적으로 대응해 나가자. 어떠한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나만의 경쟁력을 갖출 때 다음 목표를 위해서 전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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